넷플릭스 1분기 가입자수 감소···시총 67조 증발가입자 회선공유, 코로나 팬데믹 기저효과 여파적자 늪 빠진 토종OTT···"기회 요인 vs 영향 미미"
넷플릭스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감소를 기록하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67조 증발했다. 가입자 회선공유로 인한 수익성 악화, 치열해진 시장 상황, 코로나 엔데믹으로 인한 소비패턴 변화 등이 손꼽힌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도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부진이 국내 시장에서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 업계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OTT 공룡 넷플릭스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35.1% 폭락했다. 이날 넷플릭스의 주가는 장중 최대 39%까지 추락했으며 낙폭을 소폭 만회한 뒤 주당 226.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의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540억달러(약 66조6900억원)이 증발했으며, 52주 신저가 기록도 다시 썼다.
넷플릭스의 주가 하락 배경으로는 유료 회원 가입자의 정체가 손꼽힌다. 넷플릭스는 전날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유료 가입자가 전분기 대비 20만명 줄어든 2억216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넷플릭스의 성장 정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최근 디즈니 플러스, 애플 TV 플러스 등 글로벌 OTT 공룡들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OTT 시장의 파이를 나눴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에 신규 가입자 828만명 증가를 기록했지만,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한 수치이며 전년(2020년) 대비해서도 증가세가 둔화됐다.
소비자들이 OTT 회선을 공유를 하는 방식으로 결제 요금을 줄인 것도 성장 정체에 한몫했다. 현재 OTT 서비스들은 사용하는 요금제에 따라 한 아이디당 여러 대의 기기에 로그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넷플릭스 측에 따르면 약 1억 가구가 계정 공유로 무료 시청을 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동거하지 않는 사람과의 계정을 단속해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달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정책과 함께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3개국에 시험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이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넷플릭스도 수혜를 입었다. 그러나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공연, 여행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등 소비 패턴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국내 OTT업계에선 넷플릭스의 부진을 두고 다양한 시각이 나온다. 넷플릭스가 주춤하는 사이 토종OTT가 추격할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과 함께 넷플릭스의 가입자 이탈이 토종OTT의 성장으로 직결되진 않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국내 OTT 시장은 글로벌 사업자의 독주 속에서 토종 OTT 기업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형국이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 연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OTT 유료이용자 순위는 넷플릭스가 60%로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유튜브프리미엄(25%) ▲티빙(18%) ▲웨이브(17%) ▲쿠팡플레이(12%) ▲디즈니플러스(12%) ▲왓챠(7%) 순이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토종OTT 사업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백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시장 파이가 커지면서 전체 매출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연합해 만든 웨이브는 지난해 매출 2301억원으로 전년보다 28%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229% 증가한 558억원을 기록했다. CJ ENM의 티빙도 매출 1315억원으로 전년보다 7배 뛰었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12.4배 커졌다. 왓챠 또한 매출 708억원으로 86%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은 248억원으로 60% 증가했다.
국내 OTT업계에선 넷플릭스의 부진을 마냥 달갑게 볼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OTT 시장이 아직 성장기에 있는 만큼 1위 업체 넷플릭스의 부진 장기화는 곧 업계 전반의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부진이 국내OTT 사업자에게 기회요인 정도는 될 수 있겠지만 가입자 상승으로 직결되는 것은 어려워보인다"며 "업계 특성상 콘텐츠 경쟁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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