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서도 가장 큰 지옥을 선사한 것은 가상자산 시장이다. 최근 김치 코인인 '루나·테라'의 시가총액 58조원이 일주일 만에 증발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막대한 손실을 봤다. 하루아침에 불나방이 된 이들은 코인 커뮤니티 등에 목숨을 끊겠다는 글을 올리는 등 절망에 빠졌다.
국내 투자자 상당수가 '지옥을 초월한 지옥'을 맛봤다. 그런 가운데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가 이를 이용한 돈벌이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비트는 지난 13일 루나의 폭락이 시작된 이후, 정지했던 루나의 입출금을 돌연 열어 약 8시간 30여분 동안 방치했다. 이에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에서 저렴하게 사온 루나를 업비트에 내다 파는 '환치기 족'이 대거 유입됐고 업비트에서의 루나 유통량이 늘어나며 가격이 급락했다.
당시만 해도 루나 코인 개발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코리아 대표가 폭락을 막기 위해 가지고 있던 비트코인 자산을 매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이 때문에 회생을 기대한 국내 투자자들은 업비트를 통해 루나 매수에 나섰다.
실제 한 유튜버는 자신이 직접 보유하고 있던 돈 3000만원과 은행과 지인에게까지 돈 1000만원을 더해 약 4000만원의 루나를 업비트에서 샀다.
하지만 환치기 유입으로 가격이 급격히 떨어졌고, 약 85% 손해를 보고 파는 장면이 실시간 방송으로 그대로 송출돼 화제가 됐다. 코인 커뮤니티에선 이 유튜버와 같은 이유에서 루나 코인을 샀으나 큰 손실을 봤다는 글도 여럿 등장했다.
이미 다 지나간 마당이지만, 업비트가 만일 그날 입출금 재개를 하지 않았더라면 국내에서의 추가 피해자는 막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 가상자산 투자자 80% 이상이 업비트를 이용하는 특성상, 입출금이 막혀 있었더라면 추가 투자는 안했을 것이란 시선이다.
이번 사태에 있어서 업비트의 책임이 완전히 없다고 할 순 없다. 업비트는 그간 헬조선에서 벗어나려고 애쓴 국내 투자자들 덕분에 단기간에 큰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이들을 간과한 채 입출금을 연 것은 진정한 투자자 보호라고 말하기 어렵다.
국회, 정부 등에선 입출금 재개에 대한 사유를 따져 물어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거래소가 국내 투자자를 우선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상자산업이 제도권으로 들어올 날이 머지 않았다. 업비트는 보다 책임 있게 투자자 보호에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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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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