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28년만에 금리 0.75%P 인상 검토한은, 금통위서 최소 한차례 빅스텝 불가피기준금리 인상···시중은행 주담대 7% 임박주담대 금리 7%땐, 원리금 상환액 40% 늘어"거래침체 우려···수요감소로 집값 떨어질 수도"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기준금리가 1.5%에서 1.75%로 오르며 지난해 8월 이후 5차례 인상이 이뤄졌다.
여기에 한은은 연내 2.75% 수준의 금리 인상을 시사한 상태다. 올해 남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7월, 8월, 10월, 11월 등 4차례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번 0.25%p씩 올려야 2.75%를 맞출 수 있다.
문제는 미국 물가가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그레이트 스텝(0.75%p 기준금리 인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점이다. 미국이 만약 그레이트스텝을 선택할 경우 한미 기준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한은은 예정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한차례 0.5%p 올려야 동률을 맞출 수 있어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만약 한은이 빅 스텝을 밟게 되면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형성됐던 부동산 시장의 거래 가뭄이 더욱 굳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미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 상단이 불과 6개월 만에 2%p 가까이 오르면서 연 7%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4회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 이후엔 9~10%대 금리가 형성될 가능성도 커졌다. 그만큼 아파트 등 주택 실수요층의 금융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은 작년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평균 가격을 토대로 금리 변동에 따른 매수자의 원리금 부담을 모의 계산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올해 서울의 전용 84㎡ 평균 아파트값은 12억8582만원. 이 아파트를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최대한도로 금리 4%,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대출받아 살 경우 매달 갚는 원리금은 209만원으로 나왔다. 하지만 금리가 7%로 오른다면 매달 원리금 지출이 291만원으로 39%(82만원)나 증가한다.
직방은 서울에서 평균 가격(9억4604만원)인 전용 59㎡ 아파트를 살 경우엔 최대 3억7000만원을 대출받는 것으로 가정했다. 이 경우 차주(借主)의 원리금 부담은 금리가 4%일 경우 176만원이지만, 7% 금리가 현실화하면 246만원으로 40% 불어난다.
부동산 지표는 이미 이러한 추세가 먼저 반영된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9주 만에 하락세(-0.01%)로 돌아선 뒤 이번 주에도 2주 연속 같은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도권과 전국 아파트값은 5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4로 올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서울 집값의 대장주 역할을 했던 강남권에서도 강남구(0.00%)가 매물 적체 영향으로 3월 2주 이후 12주 만에 보합을 기록했다. 송파구(-0.01%)는 잠실·오금동 위주로 하락했고, 동작(0.01%)·양천(0.00%)·강서구(-0.02%) 등에서는 혼조세가 나타났다.
이처럼 향후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현재의 소득 수준 대비 대출 이자 비용이 가계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아파트 구매력의 저하로 이어지고, 수요가 감소하면서 거래 침체로 연결될 수 있다. 수요 감소에 따라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 미국발 금리상승으로 인해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해 안에 7%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며 "가계는 저금리 시장에서 세웠던 주택구매계획과 그에 따른 가계재무구조를 금리인상 시기에 맞춰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구매력은 한정된 수요다보니 거래침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금융 리스크 요인 가운데서도 금리가 작용하는 부분이 크다보니 급락까지는 아니여도 하향안정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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