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부산모터쇼에서 모빌리티 미래 선보여···통신사 중 유일고 최종현 회장, 사업권 반납 아픔 딛고 한국이동통신 인수
SK텔레콤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유물이었던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2030년 부산 하늘을 자유롭게 비행하는 UAM의 미래상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400㎡ 규모의 SKT 전시관을 감싼 대형 LED 스크린에는 2030년 부산시의 모습이 광활하게 펼쳐지고, 4명이 탑승하는 거대 로봇팔 시뮬레이터에 올라 VR기기를 착용하면 마치 UAM에 앉아 하늘을 나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UAM 탑승 VR 시뮬레이터'는 UAM 탑승장인 '버티포트(Vertiport)' 위에 설치됐다. LED 스크린에는 AR로 구현한 '버티포트'와 항공 기체인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를 띄워, 탑승 대기자와 관람객에게 미래에 현실화될 UAM을 상상해볼 수 있게 했다.
VR 기기를 착용 후, 대형 로봇팔 모양의 기기에 탑승하면 눈 앞에 부산 전경이 펼쳐진다. 가상의 운항 루트인 부산역 버티포트에서 출발해 벡스코를 거쳐 동백섬 버티포트까지 운영한다.
관람객은 영상 통화, 연계 교통 예약, FLO 인공지능 음악 추천(OTT), AI agent 등 미래에 현실화될 UAM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SKT는 인프라, 티맵모빌리티와 추진하는 UAM 연계 교통 시스템, AI 서비스 등 ICT 기술을 담당한다.
SKT의 모빌리티 분야 진출은 최태원 SK 회장의 선친인 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40여년 전 내린 결단에서 시작한다. 1980년 대 초 유공 인수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하던 최종현 선대회장은 미래사업으로 정보통신을 주목했다.
선진 산업동향을 분석하기 위해 1984년 미국에 미주 경영실을 설립했던 최종현 회장은 가까운 미래에 정보통신 분야가 핵심성장 동력이 될 것임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후 최종현 회장은 미국 현지 이동통신사에 직접 투자를 하거나 이통사에 직원을 파견, 실제 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통신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정보통신 경영 노하우를 축적해 나갔다.
1990년에는 미국 IT업체와 합작, 선경텔레콤을 설립하면서 정보통신산업 진출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 같은 철저한 준비로 노태우 정부시절인 1992년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 당시 2위와 압도적인 격차로 사업권을 획득했지만 특혜시비에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최종현 회장은 정보통신 사업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2년 뒤 1994년 김영삼 정부가 추진한 한국이동통신 민영화에 참여했다. 공개입찰로 인수한 한국이동통신은 당시 인수가가 4배 가까이 올라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지만 최 회장은 미래성장에 주목해 설득했다.
이후 SK텔레콤은 초라한 아날로그 수준의 국내 기술을 넘어 CDMA(2G), HSDPA(3G), LTE-Advanced(4G),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세계 최초 신화를 쏟아냈다. 또한, AI를 사업의 핵심으로 삼고 미디어, AI, 메타버스, 클라우드 등 새로운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도 올해 2월부터 SK텔레콤의 미등기 회장을 맡아 AI, UAM 등 신규 사업과 디지털 혁신 가속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장기 비전과 전략에 강한 추진력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한편, 최 회장은 최근 2030 부산월드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도 맡아 국내외를 넘나들며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30년 부산엑스포가 개최될 경우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선보인 UAM을 타고 이동하는 꿈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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