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브랜드 열전.ZIP'은 한국 근현대사를 거쳐 지금까지도 업계를 이끌고 있는 국가대표급 브랜드들을 들여다봅니다. 이들 브랜드의 생존 철학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우리들의 미래 구상에 작은 단초가 되기를 바랍니다.
톡 쏘는 강한 탄산으로 '시원하고 통쾌함'을 의미하는 대명사로 쓰이기도 하는 사이다, 높은 인기만큼 브랜드도 다양한데요.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 있는 브랜드는 바로 칠성사이다 입니다.
음식점에서는 칠성사이다가 아닐 경우 사이다를 주문하지 않는 손님도 있을 정도인데요. 국내 사이다 시장 점유율 무려 70%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칠성사이다는 언제부터 만들어진 걸까요?
칠성사이다의 역사는 7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49년 12월, 7명의 주주가 '국산 사이다'를 만들자는 일념으로 동방청량음료 합병회사를 설립해 이듬해인 1950년 5월 9일 칠성사이다를 탄생시켰습니다.
'칠성(七姓)'이라는 이름은 당시 주주 7명의 성이 모두 달라서 '7개의 성'이라는 의미로 지어졌는데요. 이후 회사의 번영을 기원한다는 뜻을 담아 북두칠성 7개 별을 의미하는 '칠성(七星)'으로 바꿔 표기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사이다가 들어온 건 1905년. 당시 일본인이 생산한 '별표사이다'를 시작으로 각종 사이다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요. 칠성사이다는 이들 중에서도 높은 품질을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칠성사이다 공장 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출시 한 달 만에 6·25전쟁이 발발했기 때문인데요. 당시 많은 경쟁사 공장이 문을 닫았고, 칠성사이다 공장도 운영위기를 맞았습니다.
전쟁이 휴전하고 다행히 살아남은 칠성사이다는 전쟁 후 음료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면서 급성장할 수 있었는데요. 1960년대에 세계적 기업의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국내에 들어오며 또다시 위기를 맞았습니다.
콜라에 밀리기 시작한데다 70년대 초 석유파동까지 벌어져 매출이 점점 감소한 칠성사이다는 결국 매각을 결정했고, 1974년 '음료 산업'을 바라던 지금의 롯데칠성음료에 인수돼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72년이라는 험난한 세월 동안 칠성사이다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연 맛과 품질일 텐데요. 카페인·인공향료·인공색소 없는 '3무(無) 음료'임을 고수하며 한국인의 취향에 맞춰왔습니다.
1980년대부터는 '맑고 깨끗함'을 내세운 마케팅 전략으로 브랜드 이미지 차별화에 성공하며 국민사이다로 자리 잡았습니다. 70주년인 2020년까지 누적 판매량은 무려 295억캔, 늘어놓으면 지구를 98바퀴 돌 수 있습니다.
높은 품질과 마케팅으로 수십 년 동안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칠성사이다. 오늘날에도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데요. 그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웨이 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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