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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 "디지털자산 기본법 설계 중···EU '미카' 기본 모델로"

김주현 금융위원장 "디지털자산 기본법 설계 중···EU '미카' 기본 모델로"

등록 2022.08.08 17:12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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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계류 가상자산 법안과 별개로 검토 착수""EU·日 등 법안을 우리나라 특성에 맞춰 보완""'새출발기금' 운영 방안 아직···중기부와 협의"

사진=금융위원회 제공사진=금융위원회 제공

"디지털자산 기본법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U가 '미카(MiCA)' 법을 발표했고, 일본도 법이 마련된 만큼 이들 법안을 우리나라 특성에 맞게 보완해 안을 만들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8일 대통령실 업무보고에 앞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국회에 계류된 13개 가상자산 관련 법안과 별개로 금융위원회 차원에서도 검토를 진행 중인데, 해외 당국의 법안을 모델로 삼겠다는 설명이다.

EU 27개 회원국은 6월말 세계 첫 가상자산 규제법안 '미카'에 합의한 바 있다. 각국은 의회 승인을 거쳐 내년초 이를 시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미카'는 가상자산 발행에 대한 자격과 공시 의무를 명확히하고 시세 조종이나 미공개 정보 이용과 같은 불공정거래 행위를 금지하는 등의 조항을 담은 법안이다. 가상자산거래소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따라서 금융위 역시 이러한 내용을 두루 반영해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위는 가상자산을 '증권형 코인'과 '비증권형 코인'으로 분류한 뒤 각각을 따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형은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된 '자본시장법'을, 비증권형은 국회에 계류된 법안을 적용하는 식이다.

김주현 위원장은 "복잡한 이슈가 많아 몇 단어로 얘기하긴 어렵다"면서 "어느 정도 안이 나오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쪽에선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 다른 편에선 혁신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이견이 많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면서 "의견수렴을 통해 대한민국이 합의할 수 있는 제도를 확립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새출발기금'에 따른 도덕적 해이 문제와 관련해선 아직 운영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새출발기금은 정부가 취약층 대출자의 30조원 규모 부실 채권을 매입해 채무조정을 해주는 프로그램인데, 연체 90일 이상 부실 차주에 대해 원금의 최대 90%를 감면해주겠다는 방침에 논란이 일고 있다. 과도한 빚 탕감이 부실 차주를 양산할 뿐 아니라 채무조정 대상자 범위도 지나치게 넓다는 이유다.

김 위원장은 "금융권, 보증기관, 중소벤처기업부, 지자체 등과 논의하고 있다"면서 "법원과 신용회복위원회에도 채무탕감 제도가 있는데, 그 기준에 맞추어서 하겠다는 게 이 제도의 취지이며, 논의를 통해 이해를 높이면 최근 제기된 여러 오해가 해소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기업의 법정관리 절차를 예로 들며 "부채를 탕감해주고 채권자의 채무를 동결시키는 등 혜택이 많지만 어떤 기업도 법정관리를 원하지 않는다"며 "공짜로 혜택을 받는 게 아니고 엄청난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떤 신용회복지원보다 탕감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도 아니고, 회생제도에서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운영하겠다는 게 이 제도의 기본 정신"이라며 "'어려운 분을 돕기 위한 것이란 목적을 갖고 금융기관과 얘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6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정책대출을 놓고는 "가능한 변동금리 수준에 가깝게 자금을 공급하고 추후 금리가 내려가면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옵션을 담은 상품"이라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준비 중이며, 모든 중소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한국은행에선 금리를 높여 물가를 잡고 수요를 줄이려는데, 금융위가 금리를 낮추고 있다는 지적에도 반박했다. 그는 "금융위가 추진하는 사업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과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구성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에 대해 정책적으로 배려한다고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김 위원장은 금산분리와 전업주의 등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철학을 재확인했다.

그는 "금산분리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제도이지만 디지털 전환 등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우리 금융기관이 새로운 분야에 진출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의 리스크 내에서 제도를 바꿔줘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필요에 따라 일부 보완하겠다는 것이지, 금산분리 제도를 근본적으로 고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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