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반도체·TV 불안감···하반기 시장도 경직상반기 운반비는 역대 최대···모두 40% 가량 늘어해운 운임, 9주 연속 하락세···442일 만에 최저일정 신뢰도 나타내는 정시성 40% 도달, 1년3개월 만
◆삼성·LG전자 한숨···업황 악화 = 19일 양사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운반비로 삼성전자는 1조8417억원, LG전자는 2조1203억원을 집행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6%, 46.6%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각각 반도체와 TV 업황 부진을 걱정했다. 모두 전방 산업의 수요 감소가 주요 요인이었다. 양사의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반도체 가격은 하락폭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고 TV 출하량 회복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은 13~1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예상치(-8~13%)보다 하락폭이 커진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공급 과잉이 완화될 때까지 가격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용 D램은 주로 셋톱박스, AI 스피커 등에 활용된다.
현재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가격은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세트업체 입장에선 원자재 부담을 덜어낸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효과가 줄어들면서 TV 판매량은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달리 28개 분기 만에 TV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한 LG전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TV 출하량을 이미 2억879만4000대로 수정했다. 기존보다 284만대 줄인 것으로 2010년(2억1000만대) 이후 12년 만에 최악의 출하량이 예고된 상태다. TV 수요를 압박했던 중국의 '도시 봉쇄'가 끝났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 출하량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트렌드포스는 연간 출하량을 2억대 미만까지 내다보기도 했다.
◆인플레이션 여파···운임료 '뚝' = 오랫동안 수출 부담을 늘려왔던 운임료는 1년 넘게 하향 곡선을 나타냈다. 해운일정 신뢰도를 뜻하는 정시성도 개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운반비를 역대 가장 많이 지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판관비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2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대비 177.05포인트 줄어든 3562.67를 기록했다. 지난 6월10일 이후 9주 연속 하락세로 지난해 5월28일(3495.76) 이후 442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SCFI는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컨테이너 선사의 운임 지표로 활용된다.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정시성은 40.0%를 나타냈다. 10척의 선박 중 4척만 정해진 선박 운항 일정을 지켰다는 뜻이다. 2019년 6월(83.5%)과 비교하면 여전히 반토막 수준이지만 정시성이 40%에 도달한 건 지난해 3월(40.3%)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또 이번 정시성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년 전과 비교해 처음으로 개선됐다.
반도체와 TV 업황 부진에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로선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아시아, 유럽 등 해외 곳곳에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라 해운 시장 정상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해운업황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 기사가 여전히 부족해 항만에 쌓인 물류가 내륙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 서안은 사용자와 노조와의 계약이 끝나면서 파업 이슈가 발생했고 영국도 임금 문제로 파업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항만 조업이 원활히 진행되기 어려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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