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디지털콕핏 시장점유율 27.5%→24.8% 하락2025년 매출 목표 200억弗 달성 가능성 '불투명' 비우호적인 사업여건···영업익 전년比 감소 가능성↑
하만은 2017년 삼성에 인수되며 2025년까지 매출을 3배 확대해 200억 달러(약 27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으나 현재와 같은 매출 증가 추세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은 2018년 4대 미래 먹거리로 ▲전장 ▲바이오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을 발표하고 활발한 투자를 진행했으나 하만의 경우 외형 성장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현재 2017년 인수한 하만을 통해 디지털 콕핏 등 커넥트카 분야를, 삼성전기를 통해 차량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전장사업을 진행 중이며 삼성SDI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2차 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하만은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첫 인수합병(M&A)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삼성은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지금까지 대형 M&A가 전무한 상태다.
하지만 하만의 성장세와 주요 제품 시장점유율은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하만의 디지털 콕핏 시장점유율은 2020년 27.5%에서 지난해 25.3%, 올해 상반기 24.8%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디지털 콕핏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통해 안전한 운전 환경을 제공하는 디지털 전장부품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8.51% 증가한 5조6492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영업이익은 7.59% 감소한 203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에서 올해 상반기 0.7%로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자동차 생산의 중단, 소비·유동 인구의 감소, 소매점의 영업 중단 등 부정적인 영업 환경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특히 하만의 프로페셔널 오디오 솔루션 사업은 대규모 모임 및 이벤트 축소 등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하만의 매출액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인수 당시 발표한 매출 목표인 2025년 200억 달러 대비 다소 저조한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외형성장 부진 뿐 아니라 영업이익률도 인수 직전인 2016년 8.5%에서 2017~2020년 연평균 1.7%로 크게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하만이 지난해 글로벌 수요 증가로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으나 디지털 콕핏의 점유율 하락,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 감소 등 비우호적인 사업여건으로 인한 실적 변동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만의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하만이 전년 대비 16.5% 줄어든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으며 NH투자증권은 38.1% 감소한 371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단 업계에서는 최근 이 부회장의 사면으로 삼성이 향후 전장 사업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가능해지며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개 부문의 태스크포스(TF), 전문 경영인 등과 협의를 통해 하만 이후 부재한 대형 M&A와 핵심 전략 사안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다녀오며 "헝가리 배터리 공장도 갔었고 BMW 고객도 만났다"며 "전장회사 하만 카돈을 방문했는데 자동차 업계의 급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전장사업을 점검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6월말 기준 약 120조원의 유동성을 보유함에 따라 대규모 신규 사업 추진 및 M&A 가능성이 증가했다"며 "신사업 추진 목적의 대규모 M&A가 현실화될 경우 기존 사업 및 재무구조가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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