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조 K2 전차 수준에 방산 수주 잔고, '주력' 철도에 버금방산부문, 2차 수주 가능성에 추가 매출 확대 기대철도부문, 우발손실 사태 이후 실적 비중 감소세 뚜렷
2018년 대규모 우발채무 손실 이후 철도부문 영업수익성이 저조한 가운데 방산 부문은 해외 진출의 발판이 마련되면서 현대로템의 사업 무게추가 철도에서 방산으로 점차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로템은 26일(현지시간) 폴란드 모롱그 지역 군부대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4조4992억 원 규모의 K2 전차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 7월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1000대 수출 기본계약의 실행계약으로 긴급소요가 발생한 1차 인도분 180대에 대한 세부조건을 담았다.
이번 수주로 현대로템 방산부문 수주잔고는 종전 1조4000억원에서 5조9000억원 대로 대폭 늘어난다. 이는 현대로템 주력 사업인 철도부문 6월 말 기준 수주잔고 7조7000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업계에선 본격적인 납품이 이뤄지는 2023년을 기점으로 방산 부문에서만 연간 1조원 안팎의 매출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인 2차 수주까지 진행되면 중장기적 수주잔고와 매출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1차 계약 이후 폴란드 정부와의 추가 협의를 통해 올해 안으로 K2 전차 800여대에 대한 2차 수주계약에 나설 계획이다. 1차 수주 물량인 180대 보다 4배 더 많은 물량이다. 1차 수주물량에 대한 납품 기간은 2027년, 2차 물량은 2034년까지로 계획하고 있어 향후 10년 간 안정적 물량 확보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그간 철도부문에만 집중돼 있던 사업 구조가 방산으로 분산되면서 현대로템은 보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최중기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기업평가1실장은 "현대로템 철도부문은 그동안 준독점적인 내수 시장 지위를 보유하며 회사 내 매출 비중 또한 60%로 압도적이었다"며 "그러나 금번 수주로 방산부문 수주잔량과 매출규모가 철도부문과 비슷해 지면서 사업포트폴리오 균형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철도부문이 지난 2018년 저수익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우발손실이 발생한 이후 영업수익성이 낮아졌고, 국내·외 수요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에서 방산부문으로의 주력 사업 역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현대로템 매출은 철도부문이 절반 넘게 차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 대부분은 이미 방산부문에서 나온다. 지난해 방산부문 영업이익은 453억원으로 현대로템 전체 영업이익 802억원의 56%를 차지한 반면 철도부분은 275억원에 그쳤다. 또한 철도부문 영업 수익성은 2~3% 내외이나 방산부문의 경우 5~7%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K2 수주로 방산부문 해외 진출 발판이 마련되면서 추가적인 매출 확대와 수익성 향상이 기대되는 만큼 사업의 무게추도 종전 철도에서 방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현재 현대로템은 노르웨이와 노르웨이형 K2전차의 수출을 타진 중에 있으며 이집와도 K2 전차 수출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국내 유일의 전차 생산 기업으로서 수십 년간 축적해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우수한 품질의 K2 전차를 안정적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매진할 것"이라며 "현대전에서 첨단 기술이 들어간 전차가 점점 주목받는 만큼 이번 계약을 통해 국산 K2 전차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l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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