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2000선 붕괴...BDI도 11개월 새 82.3%p 급락물동량 감소·항만 적체 해소·통화 긴축 정책 움직임 영향증권업계, 4분기부터 실적 감소 본격화 전망'우려 선반영' 주가, 사흘 연속 52주 신저가 경신반등 요인 없어...영구채 및 대규모 투자 계획 부담 발목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9월 2일 기준 2847.62p를 기록했다. 3000선 붕괴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올해 1월 초만 해도 5109.6p까지 오르며 최고점을 찍었지만 9월 만에 약 44.3% 하락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9년 이래 최대 낙폭이다. 벌크선 운임 지수인 발틱운임지수(BDI)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5647p를 넘긴 후 소폭의 등락을 하던 BDI지수는 지난달 말 956p선까지 뚫리다 이달 1일자로 1002p까지 올라온 상태다. 11개월 새 82.3%P 급락한 셈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 무섭게 오른 글로벌 해상 운임 지수가 내림세로 전환된 것은 물동량 감소 때문이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실어나를 물건들이 급격히 줄어 들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항만 적체 현상 역시 빠르게 해소되면서 해상 운임이 내리막길을 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최근 매파 발언(통화 긴축 정책)을 쏟아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유럽중앙은행(ECB) 등도 긴축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혀 연말까지 해상 운임이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 이전 SCFI가 700~1000p선을 오랜 기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현재의 2000p 수준은 여전히 높다 할 수 있지만, 완연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2년 가까이 이어진 HMM의 실적 잔치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막을 내릴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는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을 2조5871억원, 4분기는 2조834억원으로 내려 잡고 있다. 이를 합산하면 4조 6705억원으로, 상반기 합산 이익인 6조 857억원 대비 1조 넘게 빠진 수준이다.
시장의 우려가 선반영되는 주가의 경우 이미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7일자로 52주 신저가를 사흘 연속 새로 쓰고 있다. 종가는 1만 9650원으로, HMM의 주가가 2만원 밑으로 내려 앉은 건 지난해 3월 2일(1만 8800원)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문제는 반등 요인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민영화' 이슈가 있긴 하지만, 그에 앞서 최대주주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2조 6800억원 어치에 달하는 영구채 이슈가 더 무겁다. 이를 전량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주가는 곤두박질이 불가피하다. HMM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반등을 버겁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HMM은 2026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해 컨테이너선 선복량을 현재 82만TEU급에서 120만TEU급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그동안 사업 비중이 크지 않았던 벌크선도 현재 29척에서 55척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겠지만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해상 운임이 모두 꺾이는 상황에선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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