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인식 변화는 최근 나타난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의 집단 소송 사건을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국내 이용자들과 일본 이용자 간의 서비스 차별이 있는 점을 지적하며 카카오게임즈 본사 앞에서 마차 시위를 펼쳤다. 단순 시위로만 끝나지 않고 자율협의체를 구성해 목소리를 냈다. 협의체는 '소비자로서 돈을 쓰고 권리를 보장받기 원한다'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대규모 환불 소송도 진행했다.
리니지2M 이용자들은 사측이 진행한 '유튜버 프로모션' 관행에 반발했다. 이용자들은 엔씨소프트가 특정 유튜버에게 방송 송출을 대가로 광고료를 지급한 것을 두고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이며, 게임 세계에 개입하지 않고 중립성을 지킬 주의 의무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이용자들은 트럭 시위와 사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렇게 게임 이용자들의 인식이 달라진 상황인 가운데 최근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사업 방향성에 대해 불만을 품는 목소리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게임 커뮤니티 등에선 '모바일' 편중화된 국내 게임사에 불만을 품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때는 '모바일게임' 편승은 당연히 추진해야 하는 과제였지만, 모바일게임의 성공적인 안착 이후엔 지나친 과금 유도 패턴과 특유의 마케팅 전쟁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 때문인지 최근 일부 게임사는 과금 요소를 낮추고 스스로 '친(親)이용자 운영에 나섰다고 홍보하기도 한다. 게임사들이 이용자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은 현 상황이 분명 문제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국내 게임사 대다수는 과금을 유도 중심의 모바일게임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실적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반드시 모바일게임이 실적 측면에서 월등하진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게임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규모는 크나 영업이익은 높지 않다.
한 예로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이 67%에 달하는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2조 308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3752억원에 불과했다. PC게임 중심으로 운영되는 중견 게임사 스마일게이트는 같은 기간 매출액 1조 4345억원, 영업이익 5930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크로스파이어'와 같은 PC 대작을 내놓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게임 유저 사이에서 모바일게임 회의론이 나타나고 있는 현 상황에선 PC 중심의 사업 전환도 고려해야 할 때다. 이미 국내 게임사의 모바일게임은 대부분 비슷한 패턴을 보인 지 오래다. 과거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올 때 그랬듯, 지금도 과감한 결단을 보일 때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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