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작년 연간 목표 초과 달성 고부가가치선 경쟁력 압도적 우위저선가 물량소진, LNG선 효과 반영후판 가격 하락시 수익성 더 기대
본격적인 이익 턴어라운드는 올해 하반기로 점쳐진다. 저선가 물량 소진과 고마진 LNG선의 반복 건조 효과가 반영되는 시점과 맞물린다. 후판 가격 하락 시에는 수익성 전망 상향 폭도 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조선 3사는 연초 설정한 수주 목표액을 모두 조기 달성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장기불황을 8년 만에 벗어나 연간 수주 목표를 넘긴 데 이어 2년 연속 초과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작년 7월 가장 먼저 수주 목표를 채웠다. 작년 말 기준 총 197척을 수주, 239억5000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174억4000만 달러)의 137.3%에 해당한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계약을 대거 체결하며 수주 잔고를 채웠다.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21척, 26척을 수주하며 LNG운반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 44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04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 89억 달러의 117%를 달성했다. 지난해 수주한 46척 중 38척을 LNG 운반선으로 채웠다. 이 회사는 2021년에도 연간 목표 수주액(77억 달러) 대비 40%를 초과한 108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삼성중공업은 94억 달러로 목표액(88억 달러) 대비 107%를 달성했다. 작년 누적 49척을 수주했으며, 이 중 LNG 운반선은 36척이다. 지난 2021년엔 122억 달러어치의 일감을 확보하면서 연간 목표(91억 달러)의 134%를 초과 달성한 바 있다.
LNG 운반선의 수주 호황이 목표 달성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LNG선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들이 발주 물량을 쓸어오면서 수주 곳간을 채웠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NG운반선 발주는 170척이다. 국내 조선 3사 수주량은 총 118척으로 점유율은 69%에 달한다.
올해 컨테이너선과 LNG선의 발주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화투자증권은 2023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선은 2021년과 2022년 발주가 늘면서 향후 공급은 늘지만 경기 침체 등으로 물동량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발주가 줄어들 것"이라며 "LNG선은 LNG 수요가 견조해 올해도 2021년 수준(87척 발주)의 발주를 예상하지만 작년 만큼 100척 이상의 발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수주한 LNG선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4% 수준으로 예상했다. 해당 선박들의 건조시점은 2025~2026년이며 원자재·인건비·환율 등에 따른 수익성 변화 가능성이 상존한다.
올해 조선사들은 과거 저가 수주분의 소진과 강재가격 인상을 반영한 수주분의 매출 인식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주잔고를 감안하면 2024년부터 한국 조선사들은 매년 LNG선을 생산 능력의 한계까지 건조하게 된다"며 "조선사들이 일반 상선보다 선가가 견고했던 LNG선에서 반복건조효과까지 누리게 된다면, 이들의 수익성은 생각보다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후판 가격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향후 강재가격의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연구원은 "실제 조선사들의 강재 조달 가격이 하락한다면, 시장은 이를 기반으로 조선사들의 미래 이익전망을 수정할 것"이라며 "매출에서 후판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 있는 만큼 후판 가격이 하락할 경우의 수익성 전망 상향 폭도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조선업계 전반 인력난은 풀어야할 과제다. 지난 2021년 대량 수주한 물량들의 건조가 시작되면 인력난이 가중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조선사들의 임금 상승폭은 평균을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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