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메드, 주요 평가기준 충족 못해···"임상 중단 예상"MOU 맺은 양사, NASH 신약 등 새 파이프라인 상용화 논의
특히 우선 협상권을 확보한 오라메드의 단백질 경구용 전달 기술(POD™) 기반 신약 개발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라메드는 지난 12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제2형 당뇨 경구용 인슐린 'ORMD-0801'의 임상 3상 결과에서 위약 대비 혈당조절 개선 효과를 보여주는 것에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ORMD-0801'은 오라메드가 지난 2006년부터 개발을 진행한 당뇨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3상 임상은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제2형 당뇨병 환자 71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오라메드의 고유 약물 전달 기술(POD)이 적용된 이 물질은 인슐린이 장까지 도달할 수 있고, 단백질 분해요소에 의해 파괴되지 않아 체내 흡수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간에서 내인성 인슐린(몸에서 생성된 인슐린)을 모방해 혈류로 방출하기 때문에 기존 인슐린 주사제와 달리 체중이 증가하지 않고, 주사에 의한 통증과 번거로움, 합병증 발병 위험 등을 줄여 당뇨병 치료제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바 있다.
하지만 임상3상 26주차에 당화혈색소 HbA1c 수치를 개선하는 데 실패해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고, 2차 평가 지표인 공복혈당 수치 또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라메드 관계자는 "심각한 약물 관련 부작용은 없었다"면서도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오라메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경구용 인슐린 임상 활동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나다브 키드론 오라메드 최고경영자(CEO)는 "이전 임상2상 시험의 긍정적인 결과를 감안할 때 이번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연구의 전체 데이터를 확인하게 되면 관련 내용과 향후 계획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험에 참여한 모든 환자, 가족 및 의료 전문가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ORMD-0801'의 임상 3상 실패로 해당 약물의 국내 유통권을 확보했던 메디콕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메디콕스는 지난해 오라메드와 계약을 통해 'ORMD-0801'의 국내 라이선스 판권 계약을 획득한 바 있다. 메디콕스는 'ORMD-0801'에 대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 후 국내에서 10년 간 경구용 인슐린을 독점적으로 유통할 계획이었다. 해당 약물의 국내 임상 비용 및 라이선스 지급 등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도 추진하던 중이었다.
메디콕스는 오라메드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은 만큼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다변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12월 29일 투자 및 한국, 미국 기관 투자 유치를 위한 전략적 MOU을 체결하고, 오라메드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파이프라인의 상용화 및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메디콕스는 오라메드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경구용 GLP-1(Glucagon-like peptide-1) 캡슐(ORMD-0901) 등의 상용화 및 발전방안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우선 협상권을 확보한 POD™ 기반 신약 개발에 대한 논의도 지속할 방침이다.
오대환 메디콕스 대표는 "이번 임상 결과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양사 간 전략적 파트너쉽 관계를 확보한 만큼 경구용 인슐린 외에 오라메드가 보유 중인 모든 파이프라인의 상용화 및 발전 방안 등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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