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배당금 주당 650원 확정···전년比 20원↑실적 부진에도 주주 요구에 '환원 정책' 강화 "경영엔 '독'···손실흡수능력 키워야" 지적도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2022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6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율은 8.3%, 배당금총액은 약 1099억원이며, 배당성향은 27.1%다.
DGB금융은 주당 630원으로 책정한 2021년의 결산배당보다 그 금액을 늘렸다. 당시 배당금총액은 이번보다 33억원 적은 약 1066억원이었고, 배당성향도 22.8%로 4.3%p 낮았다.
이는 얼라인파트너스를 비롯한 주주의 목소리를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얼라인 측은 DGB금융 등 의결권을 확보한 주요 금융사에 주주환원을 늘릴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지방은행의 경우 보통주자본(CET1) 비율 12%대를 초과하는 부분은 주주에게 돌려주고, 자산성장률을 명목 경제성장률 수준에서 관리해 남는 자본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DGB금융은 목표 CET1 비율을 13%로 설정하는 한편, 12% 이하에선 주주환원율을 최대 30%, 12~13%에선 30~40%로 각각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대목은 DGB금융이 금융시장 불확실성 여파에 성장세를 지켜내지 못했음에도 배당 규모를 키웠다는 점이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13.1% 줄어든 4062억원의 당기순이익(지배주주지분)을 기록하며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뒷걸음질 쳤다.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와 경쟁사인 BNK·JB금융까지도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세부적으로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은 3925억원의 순이익으로 작년보다 18.9% 성장했으나, 비은행 부문은 대체로 부진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순이익은 376억원으로 77.1% 감소했고, DGB생명은 전년의 절반 수준인 212억원을 남기는 데 그쳤다. 은행 외에 실적을 끌어올린 계열사는 DGB캐피탈(773억원)이 유일하다.
물론 그만한 이유는 있다.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관련 수수료 수입이 줄었고, 그룹 차원에서 불확실한 미래경기에 대비하고자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와 취약차주에 대한 충당금을 쌓은 탓이다. 계열사별로 적립한 특별 대손충당금은 ▲증권 1120억원 ▲은행 160억원 ▲캐피탈 28억원 등 총 1308억원에 이른다.
다만 시장 상황을 감안했을 때 DGB금융이 필요 이상의 조치를 취했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불확실성이 얼마나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실적 감소에도 무리하게 배당을 늘리면 경영엔 독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도 배당을 지양하고 손실흡수능력 확충에 신경을 기울일 것을 주문한 상태다.
DGB금융 관계자는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 등을 고려해 주주환원 정책에 각별히 신경을 기울였다"면서 "실적이 작년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손실을 낸 것은 아니라 배당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만큼 이번 배당이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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