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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킹산직' 열기, 현대차 경쟁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김정훈의 인더스트리

'킹산직' 열기, 현대차 경쟁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등록 2023.03.08 10:46

김정훈

  기자

reporter
"직장을 고르는 우선 순위는 돈(연봉)과 워라밸(근로시간)이다." (MZ세대 A씨)

현대자동차 '킹산직'이란 말이 지난주 온라인에서 이슈가 됐다. 현대차가 10년 만에 생산직(기술직) 공개채용에 나서면서 취업 준비생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채용 홈페이지는 수만명이 몰리면서 접속이 마비됐다. 채용 인력은 400명. 서류 접수는 오는 12일까지인데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한다.

현대차 생산직은 고졸이면 지원할 수 있다. 그런데 연봉 조건이 좋다보니 온라인에선 석사 학위자도 지원했다는 말이 나돌았다. 현대차 임직원 평균 연봉은 9600만원 수준이다. 전체 직원의 절반이 생산직이다. 생산직치곤 연봉 조건이 아주 훌륭할뿐만 아니라 만 60세 정년도 보장된다. '노조 세습' 루머가 오래 전부터 나돈 이유를 알만하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임금단체협약에서 내년까지 700명 채용에 합의했다. 내년엔 추가로 300명을 뽑는다. 생산직 채용에 관심이 뜨겁다 보니 현대차는 "노조 자녀 특혜 없이 공정하게 뽑겠다"는 입장마저 내놨다.

현대차 생산직 취업 열기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일자리를 대변한다. 높은 보수와 근로시간이 적은 회사가 일순위로 꼽힌다. 비전이 없고 스트레스가 많은 사무직보단 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되는 생산직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젊은 인재들이 가고 싶어하는 회사라면 그 열기만큼 회사 경쟁력 제고로 이어져야 한다. 전기차 시대 전환기에 과연 현대차는 얼마나 대비를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다.

조만간 '킹산직'에 합격하는 'MZ'들 역시 제조 현장의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폭스바겐,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로서는 중국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전략을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해 기준 BYD와 상하이차(SAIC), 질리(Geely) 등 중국 전기차 빅3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2.3%에 달했다. 중국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빠른 속도로 전기차 보급률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4.7%를 점유했다고 한다.

전기차는 3만개 부품이 필요한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가 거의 절반으로 줄고 조립 구조는 단순하다. 전기차 공장으로 대부분 전환하면 생산라인 자동화 및 단순화로 인력 감축은 불가피해진다. 이미 포드, 폭스바겐, 르노, 스텔란티스 등 유수 완성차 기업이 인력 감축에 나섰다.

앞으로 더 많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을 대체하면 인력 조정 등을 통한 생산 효율화 작업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인력 조정을 하려면 노조 동의가 필요하다. 업계 일각에선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에 의존하다간 생산직 세대교체가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차의 제조 경쟁력은 인건비에 비례해 높아져야 한다.

전기차 시대 생산 경쟁력 확보는 완성차 회사라면 풀어가야 할 숙제가 됐다. 현대차도 노동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향후 이 문제를 놓고 노사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사 화합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의 제조국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현대차 경쟁력은 정의선 회장이 만들어 가는 게 아니다. 그는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다. 현대차 경쟁력은 생산 현장에서 나온다. 제조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발빠른 전환이 필요하다. 전기차 시대엔 노조가 현대차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회사와 같이 고민해야 한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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