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김영식씨와 여동생들, 서울서부지법에 소장 접수"원칙대로면 구 대표가 모두 상속···가족 요청으로 나눠""재산분할 요구하며 경영권 흔드는 것 용인될수 없어"
그동안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며 경영권 분쟁이 없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던 LG그룹에서 상속 분쟁이 발생하며 향후 지분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씨,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구연수씨는 최근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접수됐다.
상속회복청구 소송은 자신의 상속받을 권리를 침해받은 상속권자가 제기하는 소송이다.
구 회장은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의 친아들이다. 구본무 전 회장은 1994년 사고로 외아들을 잃자 2004년 구광모 회장을 양자로 입적했다.
구본무 전 회장은 LG 주식 11.28%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당시 구광모 회장 8.76%, 구연경 대표 2.01%, 구연수씨 0.51%로 각각 분할 상속됐다. 김영식 여사는 LG 주식을 상속받지 않았다.
통상적인 법정 상속 비율은 배우자 1.5대 자녀 1인당 1의 비율이다. 이 비율대로 LG 지분이 상속됐다면 김영식 여사는 3.75%, 구 회장 및 두 자매는 2.51%씩 지분을 받아야 했다.
삼성 일가의 경우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별세 후 삼성생명 지분만 이재용 회장에게 절반을 몰아주고 나머지 계열사 주식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자녀들이 법정비율대로 상속했다.
LG 지분을 받는 대신 김영식 여사와 두 여동생은 선대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았다.
이 같은 방식은 LG그룹이 과거부터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어온 LG 경영권 승계 룰은 4세대를 내려오면서, 경영권 관련 재산은 집안을 대표하고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이, 그 외 가족들은 소정의 비율로 개인 재산을 받아왔다.
LG그룹 측은 이날 입장문을 발표하고 상속은 4년 전 적법하게 완료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산분할을 요구하며 LG 전통과 경영권 흔드는 건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LG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지 5년이 되어 가는데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드리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재산 상속은 고인 별세 이후 5개월 동안 가족 간의 수차례 협의를 통해 법적으로 완료된지 4년이 넘어 이미 제척기간 3년이 지났다.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상속재산 분할에서 상속인 간의 합의가 존중받고 있으며, 상속인들이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재산을 분할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LG그룹 측은 LG의 원칙과 전통에 따른다면 경영권 관련 재산인 ㈜LG 지분 모두는 구 대표에게 상속되어야 했으나, 구 대표가 다른 상속인 3인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구연경 대표, 구연수씨와 지분을 나눴다는 점도 강조했다.
더군다나 구광모 대표는 상속받은 ㈜LG 지분(8.76%)에 대한 상속세 약 7200억원을 5년 동안 6회에 걸쳐 나눠 내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현재까지 5회 납부했고, 올해 말 마지막 상속세를 납부할 예정이다. 구 대표를 포함한 모든 상속인들이 내야 할 상속세는 모두 9900억원에 달한다.
LG그룹 측은 "그동안 집안 내 회사 내에서 재산을 두고 다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가풍을 지켜 왔기에 여러 차례의 상속과 계열분리 과정도 잡음 없이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다"면서 "이것이 LG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LG의 회장은 대주주들이 합의하고 추대한 이후 이사회에서 확정하는 구조이며, ㈜LG 최대주주인 구광모 대표가 보유한 ㈜LG 지분은 LG를 대표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