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아파트 현장 도보답사 후 주민간담회서 의견청취블록별 단지 묶어 통합재건축···이주‧전세자극 고려해 순번제로 개발"리모델링‧개별재건축‧통합재건축,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1일 1기 신도시인 고양 일산을 찾아 노후단지를 돌아보고 주민의견을 청취했다. 일산신도시 아파트 밀집지역인 백송, 강촌, 백마, 후곡, 문촌, 강선마을 등을 도보로 돌면서 각 단지의 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번 현장점검에는 이한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과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김현아 전 의원 등이 함께 참석했다. 이외에 박연진 국토부 도시재생기획단장과 일산지역 MP(총괄기획가)를 맡은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원희룡 장관은 1기 신도시 정비를 지방자치단체와 각 지역에서 선정한 MP가 주도하고 정부는 관련 인허가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단 뜻을 밝혔다. 원 장관은 "자족 기능, 기반 시설 확충 등을 전제로 한 특별법을 준비 중"이라면서 "정부가 각종 규제를 완화하면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가 주민의견을 수렴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의 취재를 종합하면 특별법은 인근 단지를 묶어서 개발하는 '통합재건축'을 골자로 마련될 전망이다. 단순히 노후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짓는데 그치지 않고 자족기능과 기반시설 등을 마련하는 방안이다. 공공기여 방식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임대주택을 공급하거나 공공시설물을 기부채납 하는 기존 방식 외에 주변 상가에 주차공간을 제공한다던지 하는 식이다.
원희룡 장관은 "개별 단지별로 재건축을 한다고 불이익을 주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최대한 많은 단지가 합쳐져서 개발되면 같은 용적률에서도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지하주차장도 넓게 확보할 수 있을 것. 이런 권한을 지자체와 MP에게 주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라고 했다.
다만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지별로 순번을 정해서 주변 단지가 이주수요를 흡수하도록 유도해 전세대란을 막겠다는 것. 신도시 주변에 조성 중인 택지를 활용하거나 우선적으로 재건축하는 단지가 이주수요를 받는 조건으로 용적률 특혜를 주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일산의 경우 인근에 조성 중인 장항택지지구나 3기 신도시인 고양 창릉 등을 활용해 이주단지를 조성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현준 LH사장은 "신속한 공급을 위해 모듈러단지를 짓는 식으로 주거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원 장관은 "이주대책에 대해선 LH와 MP가 긴밀하게 협의해서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최후의 경우에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했다.
특별법 추진 소식이 전해진 뒤 리모델링사업이 멈춰서고 주민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최대한 법안을 빨리 마련해 주민들이 자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단 입장이다. 김준형 교수는 "특별법을 통해 통합재건축을 할지, 기존 방식으로 재건축을 할지, 리모델링을 할지를 공공에서 정해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면서 "특별법이 마련되면 기존의 매몰비용이나 단지별 이익을 고려해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jim33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