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내장재에 동물가죽 사용 최소화페트 재활용 원단 등 친환경 소재 도입갯벌 복원 등 사회책임 경영활동까지
29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단계적으로 시트 등 차량 내장재에 '동물가죽' 사용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앞으로도 가죽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지속 개발해 식물 기반 재료 사용 비중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천연가죽시트는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양 중 하나로 꼽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공식적인 자리가 있을 때마다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B20 서밋'에 참석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부품구매부터 제조, 물류, 운행, 폐기 및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치 사슬에서 탄소중립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대형 전기SUV EV9은 기아의 친환경 대응 전략이 집약된 차량이다. EV9의 바닥재는 바다를 오염시키는 폐어망을 재활용해 만들었고, 시트와 도어트림 등에는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생한 원단이 적용됐다. EV9 1대 당 약 70개 이상의 페트병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가 사용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특히 EV9의 크래시패드와 센터콘솔 등에는 '비건가죽'이 적용됐다. 비건가죽은 동물을 해하지 않으면서도 분해가 쉬운 식물 성분이 포함된 인조가죽을 뜻한다. 비건가죽은 생산 과정에서 천연가죽보다 물을 덜 오염시키고, 탄소 배출량도 일반 인조가죽 대비 10배 이상 낮다는 특징이 있다.
기아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를 담아 향후 출시할 신차에 ▲가죽 소재 사용 단계적 축소 ▲지속가능한 '10가지 필수 소재' 사용 ▲자연적인 소재 개발을 위한 선행적 연구 등 '3단계 지속가능한 디자인 전략'을 적용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기아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10가지 필수 소재를 향후 출시할 신차에 적용한다. 옥수수, 사탕수수, 천연 오일, 업사이클링한 플라스틱 및 페트병 등이 내장재의 원료로 사용된다.
기아는 자연적인 소재 개발을 위한 선행적 연구를 통해 바이오 소재 사용 비율을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식물을 기반으로 한 재료를 신차에 도입하고 자연을 본 뜬 혁신적인 기술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마릴리아 빌 기아넥스트CMF팀 팀장은 "자연은 영감을 주는 존재이기 이전에 인간에게 필수적인 자원을 제공한다"며 "우리는 디자이너로서 자연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을 가지고 자원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꾸준히 배우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5에도 EV9과 마찬가지로 자연 친화적인 소재와 친환경 공법이 대거 적용됐다. 아이오닉5의 도어와 대쉬보드, 천정과 바닥에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소재(바이오 플라스틱 스킨)가 적용됐고 시트의 가죽염색 공정에는 아마씨앗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이 쓰였다. 스티어링 휠과 각종 스위치에도 유채꽃·옥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을 활용한 바이오 페인트가 사용됐다.
현대차의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 차량에도 친환경 내장재가 적극 도입돼 지속가능성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형 G80 전기차의 시트와 콘솔, 2열 암레스트에는 천연염료를 사용한 가죽이 적용됐다.
특히 G80 전기차 모델의 콘솔, 크래시패드, 2열 암레스트, 도어 등은 가구 제작 공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나무 조각을 재활용한 친환경 원목 장식 '포지드 우드'로 장식됐다. 재활용 페트와 나일론에서 뽑아낸 실로 만든 친환경 원단도 인테리어 내장재로 쓰였다.
현대차그룹은 탄소중립 실현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다양한 사회책임 경영활동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040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전동화 차량만 판매할 예정"이라며 "현재 갯벌 복원 등 해양 생태계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며, 향후엔 전 세계 사업장의 전력 수요를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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