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조 규모의 반도체법 발효···글로벌 투자 유치시설접근, 초과 이익 공유까지···독소조항 지적
14일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보조금 신청요건 중 ▲반도체 시설 접근 허용 ▲초과 이익 공유 ▲상세한 회계자료 제출 ▲중국 공장 증설 제한 등을 4대 독소조항으로 지적하며 한미 협력을 통한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 지원 요건 완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미국에서는 최대 25% 투자세액공제를 포함한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520억달러(약 68조원) 규모의 반도체법이 발효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2000억 달러가 넘는 투자계획을 세워두었으며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도 4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입해 애리조나에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법 보조금 신청요건을 공개했다. 보조금 신청 기업에 대해 경제·국가안보 기여도, 사업 상업성, 재무 건전성, 기술 타당성, 인력 개발 및 기타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미 정부는 이 기준에 따라 보조금을 신청한 미국 투자 반도체 기업에 390억 달러(약 50조원), 연구개발(R&D) 분야에 132억 달러(약 17조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선 세부 지침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기밀 유출은 물론 대중(對中) 투자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류더인 TSMC 회장은 최근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 있다"고 언급하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경연은 "반도체 시설 접근 허용 요건은 반도체 생산시설에 국방부 등 국가안보 기관의 접근을 허용하는 것으로 첨단시설인 반도체 공장을 들여다보는 것은 기술 및 영업 비밀의 유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정부와 이윤을 공유해야 한다는 요건은 이윤 추구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투자에 대한 경제성이 하락해 기업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세한 회계자료 제출 요건은 재무 자료뿐만 아니라 주요 생산 제품, 생산량, 상위 10대 고객, 생산 장비, 원료 등의 자료까지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며 "반도체 보조금 혜택을 위해 반도체 생산 관련 자료, 원료명, 고객정보 등의 영업 비밀까지 공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또 중국 공장 증설을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항과 관련해 "10년간 우려 대상국에 투자를 확대하거나 반도체 제조 역량을 확대하지 못하는 규정으로 중국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증설 제한으로 인해 국내 기업이 보유한 기존 중국 공장의 생산성 및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규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반도체법'으로 자국 내 반도체 생산기업의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칩4 동맹' 등에 따른 한미 협력은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가 반도체 투자로 이어져 양국 상호이익이 될 수 있도록 양국의 협력 확대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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