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 포함 연간 목표액 66.6% 잠정 달성미포조선, PC선 '앞장'···삼호중공업도 연내 목표 203% 달성10년 침체기 벗은 조선사···HD한국조선해양, 2분기 흑자 '기대'
HD한국조선해양이 연초부터 역대급 수주 랠리를 이어가자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탄력을 받아 모회사에 힘을 보태고 있다. 5월 말 기준 3사의 합산 누적 수주 금액은 104억8000만달러, 척수로는 88척이다.
"자회사가 일냈다"···HD한국조선해양, 입지 굳히기 '돌입'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조선 3사 중 수주전 1위를 달리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이 현재까지 연간 목표액의 66.6%를 달성한 반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같은 기간 연간 목표액의 26%, 15.2%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양사 수주 금액을 합쳐도 HD한국조선해양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같은 압도적인 수주력은 현대삼호중공업·미포조선 등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들이 적극 이끌고 있다. 삼호중공업은 지난달 말 기준 53억달러를 수주, 올해 수주 목표액(26억달러)의 무려 203%를 달성했다.
특히 삼호중공업은 억단위의 수주를 따내며 무서운 저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말에는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LN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척당 가격은 운반선 가격 상승에 따라 무려 2억5900만달러로 책정됐다.
이 외 현대미포조선도 현재까지 21억달러를 수주하며 연내 수주 목표액(37억달러)의 57%를 기록하는 등 곳간을 빠르게 채우고 있다.
선종별로는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이 수주 제품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PC선(29척) ▲컨테이너선(24척)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16척) ▲액화석유가스 운반선(LPG·14척) ▲탱커(3척) ▲중형가스선(2척) 등 총 88척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PC선을 주력 선종으로 삼고 수주에 적극 뛰어든 이유는 올해부터 해상환경규제가 강화·적용됨에 따라 발주 기대감이 높아지는 데 있다. 게다가 PC선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노후화된 선박이 많다는 점도 수주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미포, PC선·중형 LPG선박 '쌍끌이' 기대
PC선 시장은 현대미포조선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글로벌 PC선 발주 척수는 총 72척이며, 이 중 현대미포조선이 18척을 수주해 전 세계 PC선 중 약 25% 비중을 차지했다.
전 세계 중형 LPG선 부문에서도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수주 잔고 30척 중 80%에 해당하는 24척을 보유해 현재 글로벌 세계 1위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LPG선은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를 운반하는 대표적인 친환경 선박이기 때문에 선주들의 관심도 뜨거운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석유제품·석유화학제품 운임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석유기업들의 투자도 기대돼 현대미포조선의 호실적도 예상되는 분위기다. 다만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위주의 실적 개선이 예측된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선가 상승 본격화 시점에 중소형 선박 선가 상승 폭이 대형 선박보다 낮아 올해 상반기까지는 큰 폭의 매출선가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PC선 선가는 LNG선과 함께 지속 상승하고 있어 PC선 시장 업황 회복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곳간 두둑한 HD한국조선해양, 선별 수주 '집중'
조선업은 선박 수명이 길다는 특성 탓에 호황과 불황의 주기가 통상 10~15년 사이로 반복된다. 이에 HD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도 지난 10년간 불황기를 겪다, 지난해부터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본격 진입해 긴 침체기를 뚫고 호황기를 맞이했다.
HD한국조선해양도 지난 2021년부터 적자에 시달리며 실적 개선에 힘써왔다. 시기별로 2021년에는 무려 1조3848억원이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878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게다가 올해 1분기도 190억원의 손실을 냈다.
다만 상반기에 연간 수주 목표액의 절반을 일찌감치 뛰어넘고 3년치 일감을 미리 확보해둔 만큼, 올해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4691억원, 124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은 향후 3년치 일감을 꾸린 만큼, 친환경 등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로 시장을 선도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수주를 많이 받아놨기 때문에 무리한 수주를 하기보다 선별적 수주를 할 것"이라며 "하반기 카타르발 LNG 2차 발주와 선가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으니 향후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장밋빛 전망도 예고됐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건조물량에 따른 고정비 회수 효과와 건조선가 상승효과로 인해 조선부문 수익률 개선 속도는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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