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에 밀려 내수 최하위···신차 부재 탓하이브리드 SUV 출격하는 내년이 진짜 승부처부산공장 높은 생산성 강점···상품성 확보가 관건
2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차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1만549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6% 줄어든 수치로, 한국GM(1만3825대)에 밀려 내수 5위로 추락했다. 트랙스크로스오버를 출시한 한국GM과 달리 이렇다 할 신차가 없는 점이 내수 부진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르노코리아차의 내수 판매 라인업은 SM6, QM6, XM3 등 3개 차종이 전부다. SM6와 QM6는 지난 2016년 출시 이후 완전변경(풀체인지)되지 않아 상품성이 다소 떨어진 상태다. 트위지, 조에, 마스터 등 르노 브랜드 차종은 지난 4월과 5월 모두 한 대도 판매되지 않았다.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르노코리아차는 판매 부진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대응한 즉시 출고 캠페인 ▲최대 300만원 상당의 구매혜택 ▲저금리 할부 등을 내걸고 있다.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한 '가성비 전략'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르노코리아차의 진짜 승부처는 신차가 출시되는 내년부터다. 르노코리아차는 내년 국내 시장 출시를 목표로 르노그룹‧길리홀딩그룹과 함께 '오로라(Aurora)'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방한한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은 오로라 프로젝트를 골자로 한 미래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메오 회장은 "르노코리아차에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고 새 플랫폼이 들어온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주력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하한기에 접어들어 몇 개월은 힘들 수도 있지만 향후 몇 년간은 과거보다 훨씬 좋은 시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르노코리아차는 최근 사명에서 삼성을 떼어내고 중국 지리그룹을 2대 주주(지분율 34.02%)를 2대 주주로 맞이했다. 지배구조를 손본 르노코리아차는 지리그룹 산하인 볼보의 플랫폼(CMA)을 기반으로 내년부터 하이브리드차 생산에 나선다. 어두운 시기였던 과거를 지나 새로운 빛을 비춘다는 의미에서 신차 프로젝트명을 '오로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코리아차는 향후 10년 먹거리를 결정할 오로라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신차(오로라1)는 하이브리드 중형 SUV다. 지리그룹과 합작해 생산되는 이 차량은 기존 QM6이 후속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로라 프로젝트의 두 번째 신차는 2025년 출시될 중대형 크기의 쿠페형 SUV(오로라2)다. 르노그룹은 르노코리아차 부산공장을 중대형급 차량의 핵심 수출기지로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특히 오로라 프로젝트에는 지속가능성 확보의 핵심인 전기차(오로라3)도 포함됐다.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차는 1회 충전 시 최대주행 거리 600㎞ 이상,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전기차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코리아차의 생산성은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는 만큼 신차의 상품성만 뒷받침된다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코리아차의 부산공장은 연간 50만대 생산이 가능하고, 4개 플랫폼을 활용해 최대 7개 차종을 혼류생산 할 수 있다. 특히 2013년 40대에 그쳤던 시간당 생산 대수(UPH)는 지난해 61대로 늘어났다.
현재 내수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르노코리아차는 연간 15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관건은 새롭게 출시할 신차가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느냐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반도체 수급난이 끝나가면서 국내 자동차 수요는 더욱 현대차‧기아의 인기차종으로 몰리게 될 전망"이라며 "수출 비중이 높은 르노코리아차가 스몰마켓인 한국만 고려한 신차를 개발하긴 어렵겠지만, 전동화와 더불어 자율주행 기능과 커넥티드 서비스 등이 얼마나 고도화되느냐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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