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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의 텐트폴 전략

전문가 칼럼 김헌식 김헌식의 인사이트 컬처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의 텐트폴 전략

등록 2023.07.03 13:18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의 텐트폴 전략 기사의 사진

영화 '범죄도시 3'가 2편에 이어 연속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면서 한국형 프렌차이즈 영화에 대한 주목이 이뤄졌다. 이런 영화가 텐트폴(Tent-pole : 성수기 대작 영화 )영화로서 자리 잡기 위한 조건도 생각하게 된다.

일단 프렌차이즈 영화라는 용어가 적절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적어도 마블 시리즈는 프랜차이즈 영화라고 하면 곤란하다. 같은 상표와 서비스를 일률적으로 판매하는 프랜차이즈점과 동일한지 의문이다. 프렌차이즈라는 개념은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다. 좀 더 생각해 보면 영화는 1편이어야 하며, 여러 편은 우려먹기라는 왜곡된 시선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더구나 프렌차이즈 영화라는 개념에는 팬심이라는 면을 배제하고 있다. 팬심의 관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코드의 영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프렌차이즈라 불리는 영화들은 똑같은 내용이 아니라 기본 캐릭터와 서사 얼개는 나름의 색다름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관객이 원하는 만족감을 주려 한다. 한국 영화도 프렌차이즈 영화와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2010년대 들어서서 나름의 진화 궤적을 보이며 변화 성장했다. 그 첫 출발은 이순신 3부작이었다.

2014년 제작비 148억 원의 '명량'의 손익분기점은 600~650만 관객이었다. 전문가와 일부 관객은 혹평을 내렸지만, 최종 총관객 수 17,615,686명으로, 역대 대한민국 영화 시장 관객 수 1위를 기록했다. 개봉 18일 만에 '아바타'의 기록을 넘고 매출액도 개봉영화 사상 최고로 2023년 현재 깨지지 않고 있다.

본래 김한민 감독은 영화 '명량'은 초기 3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인데, 각각 이순신의 3대 대첩인 한산대첩, 명량대첩, 노량대첩을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작품으로 한산대첩을 다룬 '한산-용의 출현'은 무려 8년 뒤인 2022년에 공개되었다. 다만,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노량: 죽음의 바다'가 2021년 6월 15일 크랭크업했다. 사실상 '한산-용의 출현'과 같은 시기에 촬영했고, 먼저 2023년 개봉을 계획했다. 제작비 312억 원이었고 이는 전작의 두 배에 달하는 제작비였다. 하지만, 최종 관객은 7,283,928명으로 전작보다 천만 명이 부족했다. 그런데도 손익분기점은 넘겼는데 아쉽게도 눈덩이 효과는 없었다.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측되었던 바였다. 역사적으로 가장 극적인 대첩이 명량이었기 때문이다. 노량은 모두 다 알다시피 이순신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다루기 때문에 더욱 관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더구나 각 세 편의 영화는 이순신 역에 최민식, 박해일, 김윤석이 출연해 각기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기 때문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보여주는 멀티 버스가 아니고서는 세 명의 티켓 파워가 스노우볼 효과를 일으키기 쉽지 않았다.

이러한 이순신 3부작에 영향을 받은 작품은 영화 '신과 함께'였다. 영화 '신과 함께'는 2016년 4월 촬영을 시작해 두 편을 동시에 촬영했고, 2017년 12월, 2018년 8월에 1, 2부로 나누어 개봉했다. 이런 방식은 이순신 3부작이 1편 '명량'의 성공에도 오랜 기간 공백이 생긴 데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생각되었다. 이른바 여세를 몰아 흥행 가도를 달리겠다는 심산이었다. 두 영화 모두 천만 관객을 돌파해 쌍 천만이라는 단어를 탄생시켰다. 이순신 3부작과 달랐던 점은 유명한 원적이 있던 것. 즉, 주호민의 인기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했다. '명량'은 원작이 따로 있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라 상대적으로 팬들은 적었지만, 각색이 쉬웠다. 한편 '신과 함께'는 인기 원작이라 팬들은 많았지만, 팬들의 평가에 연연해야 했고 무엇보다 에피소드가 많아 감독들이 고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1~2편 성공 후에도 김용화 감독도 처음에는 연출할 생각이 없었으나 만약에 한다면 3, 4편을 동시에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에 제작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원작 작가 주호민이 2022년 12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2025년 개봉을 목표로 다시금 제작된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 코로나 19 상황 때문에 사정이 녹록지 않았음을 밝혔다. 다만, 3편과 4편을 동시에 제작하는 방식은 같았다.

영화 '신과 함께'의 성공은 다른 영화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흥행작 가운데 한 편이 연속 시리즈를 예고했다. 코로나 19 팬데믹 완화 이후 2022년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이 나왔다. 바로 2017년 개봉해 흥행에 성공했던 '범죄도시'가 2편으로 관객을 찾았다. 본래 2021년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19로 개봉을 미뤘는데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일어났다. 2022년 6월 11일 개봉 25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것. 아직 관객들이 영화관에 가기 거리낌 있는 시점이라 더 놀라웠다.

마침내 '신과함께2'의 흥행도 넘어섰다. 구체적으로 최종 관객 수는 1227만 5001명으로 전작 '신과 함께-인과 연'의 관객 수 1227만4996명을 넘었다. 1편 668만 명의 관객 수를 두 배 가까이 넘겼다. 2편에서는 제작비 130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이 150만이었는데, 이를 가뿐히 넘겼다. 2023년 5월 '범죄도시 3'은 135억 원가량 제작비가 투입돼 극장 관객 손익분기점이 180만 명이었고, 3일 만에 200만을 가볍게 돌파했다. 드디어 개봉 32일 만에 천만을 돌파했다. 중요한 것은 1편의 제작비에 따른 수익이었다.

1편은 총제작비 70억 원(순제작비 50억 원, P&A 20억 원), 손익분기점은 200~220만여 명이었다.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 덕분에 충분히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후속작의 제작비 투자 유치가 쉬웠다. 1편 성공 8년 뒤 후속작은 두 편으로 나누었는데, 한 편은 2022년 다른 한편은 2023년 5월 31일 개봉했다. 그런데 2편에서 1편보다 제작비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은 아니었으며 3편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방식으로 8편 이상을 예고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 가운데 더 급한 면모를 보여준 작품이 있었다. 바로 '외계인 +1'이었다. '신과 함께'와 같이 인기 원작도 없고, 이순신 3부작처럼 대중적인 역사 인물 캐릭터도 없었다. 더구나 '범죄 도시'처럼 1편의 흥행에 따른 순차적인 제작 개봉도 아니었다. '외계인 +1'은 두 편을 동시에 촬영했고 1편은 2023년 여름 개봉, 2편은 겨울에 개봉하려 했다. 그런데 1편은 제작비는 360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760만 이상이었는데, 총관객 수는 1,539,362명에 그쳤다. 작품의 시도와 완성도와 관계없이 손익분기점이 너무 높았다. 더구나 전작이 있는 시리즈물이 아니었는데 제작비가 높은 블록버스터형 모델을 따르고 있었다. 원작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이 영화의 등장은 독특한 소재의 친숙할 여력이 관객에게 없어 보였다.

작은 실험도 없이, 파일럿 작품조차 띄우지 않고 바로 대작을 통해 승부를 걸었고, 최동훈이라는 천만 관객 감독이나 화려한 캐스팅도 힘을 쓰지 못했다. 1편이 관객의 힘을 잃었기 때문에 2편 흥행은 더욱 장담할 수 없으니 스크린 잡기도 버거울 상황이 되어 버렸다. 단번에 촬영해 1, 2편으로 쪼개는 방식의 한계와 위험성이 노출된 대표적인 사례였다. 전작이나 원작이 없는 상황에서 대작의 쪼개기 방식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었다.

영화 '범죄도시'는 마치 8편의 넷플릭스 드라마를 만드는 방식과 같다고 제작비는 한 편당 130억 원 정도가 드는 점이 다를 뿐이다. 영화 '범죄도시'는 적은 제작비로 가볍게 시작해서 텐트폴 영화가 된 사례다. 관객들이 원하는 코드를 탐색하고 이를 확장 심화해 성공했다. 작가주의나 아티스트형 모델과 다른 대중 관객 중심주의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영화를 몇 부작으로 하거나 쪼개는 방식의 차이에 따라 흥행이 결정될 수는 없다. 더구나 코로나 19 펜데믹으로 영화관에 대한 인식은 확실히 대중적으로 확립되었다. 억지로 사육당하듯이 영화를 보던 멀티플렉스관객의 시대는 끝이 났다. 아무리 스타 캐스팅, 유명 감독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영화도 입소문의 SNS를 이길 수는 없게 되었다.

이런 때일수록 한국 영화는 작은 규모로 다양하게 제작 상영되어야 한다. 처음부터 헤비하면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난데없는 블록 버스터 신작으로 영화 시장을 싹쓸이하던 극장 상영 풍토는 바뀌어야 한다.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서 벌처럼 꿀을 관객에게 부지런히 전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영화 극장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테크놀로지 영상 장치의 공간을 통해 하드웨어에만 전략적 선택을 집중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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