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 결과 공개품질‧절차 깡그리 무시···설계 미흡에 자재누락까지정부 "재발방지책 마련 등 제도개선 나설 것"
국토교통부는 인천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의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진행된 사조위의 조사결과를 5일 발표했다. 사조위는 지난 5월 2일부터 11일까지 현장 특별점검을 진행하고 5월 9일부터 7월 1일까지 사고조사 원인을 분석했다.
사조위는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건설사고의 원인 규명과 유사사고 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조직이다. 건축구조·건축시공·법률 등 관련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돼있다.
사조위는 이번 사고의 주요원인으로 ▲설계·감리·시공 등 부실로 인한 전단보강근 미설치 ▲콘크리트 강도부족 등 품질관리 미흡 ▲추가되는 하중을 적게 고려한 것 등을 꼽았다.
전단보강근에 관련해서는 설계와 감리, 시공에 이르기까지 모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단보강근은 콘크리트가 끊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철근을 말한다.
설계와 감리에선 구조적인 검토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조위 조사에 따르면 구조상으론 32개에 달하는 모든 기둥이 전단보강근을 심었어야 했지만 설계에선 절반가량이 15개 기둥에 전단보강근을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표기됐다. 감리는 이런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시공단계에선 이마저도 제대로 공사를 안했다. 이미 붕괴돼버려 확인이 안 되는 기둥을 제외한 8개 기둥을 조사한 결과 4개소에서 설계와 다르게 전단보강근을 설치하지 않은 것.
콘크리트의 품질이 미흡했던 것은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사고구간의 콘크리트 강도를 시험한 결과, 설계기준으로 삼은 강도(24MPa)의 70% 수준(16.9MPa)에 불과한 것으로 측정됐다. KCS 안정인증에 따르면 콘크리트는 최소 85% 이상의 강도를 가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철근과 콘크리트가 모두 부실하게 시공된 탓에 무게를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면서 붕괴사고가 일어난 셈이다. 콘크리트와 철근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다. 콘크리트는 위에서 누르는 힘에 강하지만 당기는 힘에 약하다. 철근은 당기는 힘에는 강하지만 누르는 힘에는 약하다.
이번 붕괴현장에선 안전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사업자는 공사기간 동안 최소 2~5회의 정기안전점검을 해야 하지만 이 현장에선 골조가 완료될 때까지 한 번도 정기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다. 안전점검 시행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건설사업관리용역사업자도 자신의 책임을 방기했다.
정부는 재발방치대책을 마련하는 등 제도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규철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특별점검 시 지적내용과 사조위에서 규명된 원인조사 결과를 토대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고, 재발방지대책도 조속히 마련하여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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