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중기전략 실행 원년 삼은 이재현 회장성과 미진 전망에 지주·제당·통운 조직 대변화의사 결정 속도 올려 전략 실행력 높일 방침
배경에는 CJ그룹 전체적으로 올해 경영성과가 미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2023년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중기전략을 실행하는 원년으로 삼은 해다. CJ그룹은 조직 재정비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의사 결정 속도 높여 중장기 전략 실행력↑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는 지난 7일 내부 공지를 통해 일부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공지했다.
CJ는 현재 김홍기 경영대표와 강호성 경영지원대표인 2인 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김 대표 산하 조직으로 전략기획그룹과 사업관리그룹, 마케팅·인사지원·재경 등 별도 실이 있는데, 이번 조직 개편으로 전략기획그룹을 없앴다. 이에 전략기획그룹 산하조직인 전략기획실과 미래경영연구원이 김 대표 직속 조직으로 편제됐다.
전략기획그룹장을 맡아온 임경목 그룹장은 그간 공석이던 미래경영연구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룹으로 묶여있던 전략기획실이 대표 직속 조직이 되며 실장은 이한메 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CFO)이 맡는다. 이 실장은 지난해 3월 CJ대한통운 혁신추진단장에서 CFO로 보직 변경돼 자금 조달 및 재무구조 개선 전략을 짜왔다.
재경실은 재무운영실로 조직명이 변경됐다. 실장은 강상우 재경실장이 그대로 이어간다.
재무전략실과 관리 1·2실을 산하에 둔 사업관리그룹은 기존 이형준 그룹장이 이끈다. 재무전략실장은 안승준 재무전략실 담당이 새로 보직을 맡았다. 기존 신종환 재무전략실장은 재무경쟁력강화TF로 이동했다.
통상 고위급 임원 인사는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단행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CJ그룹의 인사는 이례적이다.
이는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해석된다. 조기 인사 단행을 통해 중장기 전략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전략기획그룹을 없애고 산하 조직을 대표 직속 조직으로 편제한 것도 대표와 각 조직장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겠단 복안이 깔렸다.
특히 올해는 이재현 회장이 강조한 그룹 중기전략 실행 원년이다. 재무안전성과 단기 경쟁력 확보에 중점을 둔 임원을 대거 지주사에 배치하며 전략 실행 속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조직 명칭 영문 변경한 제일제당···핵심은 '글로벌'
그룹 기조에 맞춰 CJ제일제당도 조직 변화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화(化)'에 초점을 맞췄다.
CJ제일제당은 '본부', '실', '팀' 등 위계를 드러내는 조직 명칭을 영문으로 변경했다. 이는 글로벌 임직원 누구나 조직의 기능과 역할의 범위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함이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수평적 혁신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진화하는 데 있어 조직명의 변화 또한 중요하다"며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도전과 변화의 노력이 모여 큰 변화를 이뤄내고 혁신의 토대가 된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에 기존 커뮤니케이션실은 'Corporate Communication'으로, 재무전략실은 'Corporate Finance Strategy'로 변경해 '실(室)'이라는 조직명을 없앴다. BIO사업부 내 BIO PS사업본부는 'Protein Solution, BIO'로 변경하는 등 누구나 명확하게 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바꿨다.
조직명을 바꾸며 조직 위계도 사라졌다. 팀이나 부 단위의 조직 위에 있던 실 단위 조직 명칭은 아예 없앴다. 전통적인 조직 체계를 허무는 이 같은 시도는 국내 대기업에선 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글로벌 기업으로의 발돋움을 위한 토대를 만들겠단 것이다.
실제 CJ제일제당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총 228개사다. 이 중 해외법인은 207개에 달한다. 여기에 소속된 임직원만 2만6000여명이다. 전체 임직원의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개편으로 해외 임직원과 거래처 등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더욱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수평적·혁신적 조직문화 정착과 글로벌 사업 가속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구성원들이 각자 실무자가 아닌 전문가로 자리잡으며 자기주도적 업무를 하기 위한 조직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90년 만 조직 틀 깬 대한통운···혁신 성장 추진력 확보
CJ제일제당 자회사 CJ대한통운도 90여년 간 유지했던 사업 조직의 기본 틀을 확 바꿨다.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물류 트렌드에 선제대응하겠단 의지다.
이에 CJ대한통운은 기존 택배·이커머스부문과 CL부문, 글로벌부문을 '한국 사업'과 '글로벌 사업'으로 통합하는 내용의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한국 사업의 경우 항만과 창고, 배송 등 각 부서에 별도로 존재했던 영업과 운영 조직을 통합했다.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배송과 보관, 필요에 따라서는 대규모 운송까지 원스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부서별로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던 물류센터 운영도 표준원가 방식이 적용된다.
CJ대한통운 한국 사업은 ▲항만하역·풀필먼트센터·수송 등 운영조직인 'FT본부'(Fulfilment & Transportation) ▲택배 등 배송 조직인 'O-NE본부' ▲흩어져 있던 영업조직을 통합한 '영업본부' 등으로 재편해 시너지를 높였다.
대한민국 물류 기술 첨단화를 이끌고 있는 TES물류기술연구소 조직도 대폭 강화했다. 물류를 자동화하기 위해 필요한 원천기술 확보는 기존의 연구소가 담당하고 사업부별로 필요한 응용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사업'에 데이터·솔루션그룹, '글로벌 사업'에 글로벌TES담당을 신설했다.
특히 데이터·솔루션그룹에는 임원급으로 AI·빅데이터 담당, 디지털·솔루션 담당 조직을 설치해 기술집약형 물류산업 전환을 선도할 예정이다. 이 조직 신규 임원으로는 김정희 데이터·솔루션그룹장, 김민수 AI·빅데이터담당, 김민정 전략영업컨설팅담당을 영입했다.
글로벌 사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사업기획실을 신설하고 수출입 물류를 수행하던 포워딩과 항만하역, 운송을 융합해 'IFS본부'(International Freight Solution)로 개편했다.
IFS본부는 앞으로 수출입은 물론 해외와 해외를 잇는 국가간 고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CBE 물류(초국경택배)와 2차전지, 방산물자 물류 등 미래 신성장 동력 공략을 위한 조직도 강화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미래 혁신성장을 좌우할 최고인재 확보로 초격차 역량을 확보하고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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