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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BNK금융 지분 털어낸 광윤사···신동주의 장외 반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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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지분 털어낸 광윤사···신동주의 장외 반란 시작?

등록 2023.07.17 06:19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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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윤사, BNK금융 보유 지분 블록딜로 처분신동주, 지역 주주와 '反롯데 전선' 형성 주목롯데, BNK금융 지분 운용 두고 고민 커질 듯

BNK금융 지분 털어낸 광윤사···신동주의 장외 반란 시작? 기사의 사진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에서 핵심 역할을 차지하는 광윤사가 최근 BNK금융지주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광윤사의 보유 지분 처분 이후에도 BNK금융에 대한 롯데그룹의 지배력은 큰 변함이 없지만 광윤사 쪽 지분이 향후 누구의 손으로 향할 것인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10일 광윤사가 그동안 보유했던 회사 지분 전체를 처분하고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 목록에서 제외됐다고 공시했다.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인 광윤사는 지난 6월 30일 보유 지분 전량(275만8095주)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1주당 6493원에 지분을 판 광윤사의 처분대금은 179억원에 이른다. 일본계 기업인만큼 광윤사의 처분대금을 매도 당일 엔화로 환산하면 약 200만엔이 된다.

이로써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되는 특수관계인 범위는 8개 법인에서 7개 법인으로 조정됐고 지분율 역시 11.14%에서 10.3%로 0.84%포인트 줄었다. 다만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지분(8.36%)보다 롯데 측 지분율이 더 많기에 최대주주는 여전히 롯데다.

광윤사 빠진 롯데, 10.3% 지분으로 BNK 지배
롯데 계열사의 BNK금융 지분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부산롯데호텔이 2.76%의 지분을 쥐고 있어 7개 계열사 중 지분율이 제일 높다. 이어 롯데쇼핑과 롯데장학재단이 각각 2.62%와 1.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롯데홀딩스는 1.44%의 지분을 쥐고 있다.

이번에 BNK금융 지분을 털어낸 광윤사는 그동안 소량의 지분을 보유했다. 이 회사의 보유 지분율은 0.85%에 불과했다. 그래도 일본 롯데홀딩스에 이어 BNK금융 지분을 보유하던 롯데 계열사 중에서는 5번째로 지분율이 높았다.

BNK금융 지분 털어낸 광윤사···신동주의 장외 반란 시작? 기사의 사진

광윤사는 다소 복잡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는 2017년 설립한 롯데지주다. 그러나 롯데지주는 사실상 중간지주회사에 가깝다. 이 회사 위에 모회사가 또 있기 때문이다.

롯데지주의 위에는 호텔롯데가 있는데 호텔롯데는 롯데건설, 롯데물산, 롯데알미늄, 롯데렌탈, 롯데캐피탈 등 국내 계열사들을 직접 지배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모회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이고 롯데홀딩스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기업이 바로 광윤사다.

결국 롯데 오너 일가→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 형태로 지배구조의 큰 줄기가 정리되는 셈이다. 광윤사는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50.3%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롯데 복귀 힘들어진 신동주, BNK금융 매개로 롯데 흔들기?

부산 문현동 BNK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BNK금융지주 제공부산 문현동 BNK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BNK금융지주 제공

광윤사가 BNK금융 지분을 왜 처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워낙 베일에 가려진 기업인데다 일본 국적 기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러 정황을 볼 때 이번 BNK금융 지분 처분 과정에 광윤사의 최대주주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오랫동안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2015년부터 이어진 형제의 난은 지난 2020년 신동빈 회장을 후계자로 명시한 신격호 회장의 유언장이 공개된 이후 신동빈 회장 측의 승리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후에도 신동주 회장은 아홉 번에 걸쳐 본인의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 복귀와 신동빈 회장의 해임 시도를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한·일 롯데그룹 모두 신동빈 회장의 친정 체제가 굳건한 만큼 어떤 수를 동원해도 신동주 회장의 롯데 복귀는 쉽지 않게 됐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롯데 복귀가 어려워진 신동주 회장 측이 롯데를 바깥에서 흔들려는 의도에서 BNK금융을 매개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BNK금융 주요 주주 중 롯데의 반대편에 선 주주들의 손을 잡고 롯데보다 지분율을 키우며 롯데를 압박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세부적 전망의 내용이다.

BNK금융의 개별 주주 중 가장 지분율이 높은 주주는 5.25%의 지분을 보유한 협성종합건업이다. 부산지역 향토 건설사로 알려진 이 회사는 지난 6월 BNK금융 보통주 100만주를 사들이며 BNK금융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협성종합건업의 지분 매수 탓에 3대 주주에서 밀려난 의류 기업 파크랜드도 현재 3.98%의 지분을 갖고 있다. 파크랜드도 부산을 사업 근거지로 둔 기업이다. 협성종합건업과 파크랜드처럼 BNK금융에는 지역 연고 기업들이 주주로 다수 등재돼있다.

BNK금융 지분을 쥐고 있는 소수 주주들은 대부분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유 목적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최대주주인 롯데와 관계가 어긋날 경우 언제든 경영권 취득 목적으로 지분 투자를 단행한다고 태도를 바꿀 수 있다.

특히 롯데에 대한 지역 기업들의 반감이 변수로 꼽힌다. 롯데가 부산에서 벌어가는 수익 대비 부산에 투자하는 금액이 지나치게 적다는 것이 반감의 핵심 배경이다.

롯데는 매년 BNK금융을 통해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가 받은 BNK금융 배당수익은 22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수준의 배당이 올해 말 기준으로 또 이뤄진다면 롯데는 200억원 안팎의 배당수익을 또 챙기게 된다.

이 배당수익 외에도 롯데는 부산에서 롯데몰, 롯데호텔, 롯데월드 어드벤처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벌었다. 실적상 이익과는 거리가 멀지만 '부산=롯데'의 이미지를 심은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단도 롯데가 부산에서 벌인 대표적 사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지역사회 안팎에서는 롯데가 그동안 부산에서 수백억원의 이익을 꼬박꼬박 벌면서도 그 이익을 부산지역에 재투자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부산지역 기업들이 힘을 모아 BNK금융에서 롯데를 밀어내자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3·4대주주인 협성종합건업과 파크랜드의 지분율 합계는 9.23%다. 물론 이들 기업이 최대주주인 롯데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그동안 BNK금융 내 주주 간 관계 흐름을 비춰본다면 협성건업-파크랜드와 롯데가 반목하는 모습은 없어 보인다.

만약 신동주 회장 측이 3·4대주주 측이나 다른 소수 주주들에게 '반(反) 롯데 전선' 규합을 제안하고 실제로 힘을 합칠 경우 롯데 측 지분율과 대등해지거나 아예 롯데 측 지분율을 뛰어넘을 수 있다.

광윤사 지분이 빠진 후 롯데 측 BNK금융 지분율은 10.3%에 불과하다. 따라서 3·4대주주 측 지분에 1.2% 이상 지분이 더 모인다면 향후 주주총회에서 주주 간 표 대결 시 지역 기업 주주들의 의결권 합계가 롯데를 앞설 수 있다.

최근 주가(7월 14일 종가 6780원)를 기준으로 BNK지분 1%(약 326만주)를 추가 보유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220억원 안팎이다. 신동주 회장 측이 개인 자격으로 움직이거나 반 롯데 전선을 형성한 지역 기업들의 뒤에 선다면 지분 1% 이상 취득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분율 8.36%)이나 3.92%의 지분을 쥐고 있는 BNK금융 우리사주조합의 행보도 변수다. 특히 우리사주조합이 롯데에 적대적 태도를 보인다면 롯데로서는 매우 불리해진다.

다만 BNK금융 임직원들이 평소 "지역을 잘 아는 이들이 지역금융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뜻을 펴온 만큼 BNK금융은 물론 부산지역과의 연결고리가 부실한 신동주 회장 측을 오히려 배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BNK금융 지분 어쩌나" 고민 깊어지는 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만약 신동주 회장과 부산지역 기업들이 연합 전선을 구축한다면 롯데에도 적지 않은 비상이 걸릴 수 있다. BNK금융의 지배력을 유지하고자 롯데가 지분을 더 사들여야 할 경우 현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롯데의 현금 동원력이 다소 허약해졌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또 롯데가 지분 매입 경쟁에 나설 경우 대기업이 지역 기업들을 이기려 한다는 비판이 일어날 수도 있다. 아울러 비금융회사의 금융회사 지분 매입 한도가 있는 만큼 BNK금융의 지분을 더 사들일 수 있는 규모도 한정적이다.

그렇다고 BNK금융에서 아예 손을 떼자니 매년 쏠쏠하게 들어왔던 수백억원의 배당수익을 챙기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또 자칫 롯데가 처분한 지분이 신동주 회장의 재기를 위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아쉬움으로 꼽힐 수 있다.

최근에는 변수가 하나 더 생겼다. 대구은행을 필두로 촉발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추진이다. BNK금융 산하 지방은행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꾀하고자 한다면 롯데는 어떻게든 지분을 팔아야 한다.

두 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최소 자본금 요건을 이미 넘어선 상태이기 때문에 지배구조만 손을 본다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다.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에 필요한 것은 롯데의 지분 매각이 유일하다. 지방금융회사는 비금융기업의 지분 보유 상한선이 15%로 다소 높지만 전국구 금융회사는 금융자본-산업자본 분리(금산분리) 원칙을 매우 까다롭게 적용한다.

비금융기업의 지분 보유 한도가 4% 이하로 적고 동일인의 지분 보유 한도 역시 1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꾀한다면 롯데는 무조건 BNK금융 지분을 팔아야 한다.

현재 BNK금융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대해 확실한 의견을 내지 않고 있으며 롯데는 BNK금융 지분을 팔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은행권 안팎의 상황이 달라질 경우 양측의 의견이 바뀔 가능성은 충분하다.

만약 롯데가 BNK금융 지분을 팔아야 할 경우 이 지분을 누구에게 팔 것이냐는 부분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다만 롯데 측이 팔아야 하는 지분 규모가 꽤 큰만큼 이를 선뜻 인수할 만한 원매자가 나타날 것인지는 미지수다.

현재 상황에서는 복수의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롯데 측 지분을 나눠 가질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어느 사모펀드가 어떻게 나설 것인지는 예측하기가 다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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