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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스코의 과속이 눈길 끄는 이유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김정훈의 인더스트리

포스코의 과속이 눈길 끄는 이유

등록 2023.07.26 11:04

수정 2023.07.26 11:08

김정훈

  기자

reporter
'74만원, 65만원 터치···연일 신고가 경신'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주가가 동반 급등하고 있다. 한 달 새 포스코홀딩스는 2배 넘게 치솟았고, 포스코퓨처엠도 올들어 몸값이 3배가량 뛰었다. 시가총액 순위를 보면 포스코홀딩스는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에 이어 전체 4위에 안착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시총만 전날 종가 기준 46조원을 넘기면서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황제주'가 된 에코프로 다음으로 이목이 쏠리는 포스코가 '제2의 에코프로'로 불리는 이유다.

주가 급등에는 이유가 있다. 본업인 철강업이 살아나고 대규모 투자를 통한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어서다. 여기에 실적도 좋다. 2분기 포스코 연결 영업이익은 1조3260억원으로 한참 좋았던 시절 때로 회복됐다. 주가가 뛰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도 시장에선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과열'로 봤고, 다시 주가가 주저앉을지도 모른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의심도 커지는 시점이다. 그럴만한 이유는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아직은 500억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3조5900억원이었고, 2분기는 4조원을 기록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회사 덩치는 물론이요, 사업 규모 차이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기업 가치는 미래사업 역량에서 비롯된다. 최근 포스코는 2030년까지 전기차용 이차전지 분야에 5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중 양극재 및 리튬에 배터리 소재 투자액의 70%를 쏟아붓겠다고 했다. 2030년 100조원을 목표로 잡은 포스코그룹 전체 매출에서 이차전지 소재 비중은 62조원으로 60%가 넘는다. 그렇다면 현재 진행 중인 투자의 최대 수혜 기업은 포스코퓨처엠으로 귀결된다.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사 등 동종 업계에선 포스코퓨처엠이 양극재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구성 소재 중에서도 전체 50~6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배터리 시장 성장성을 본다면 양극재는 결국 같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를 갖췄다. 포스코퓨처엠은 음극재에 이어 양극재 생산 비중을 본격 확대하기 시작했다. 2030년까지 연 100만톤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양극재 시장 점유율 1위인 에코프로비엠의 연 생산량은 18만톤 규모다. 포스코의 미래 사업 계획을 본다면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주가 급등은 에코프로를 그대로 쫓아가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는 전 세계 완성차 수십 개 업체들이 하고 있지만, 배터리 공급업체는 상위 7~8개에 불과하다. 거기서 양극재 업체는 전 세계 4~5개 업체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양극재 회사의 사업 확장 기회가 엄청나다는 반증이다. 에코프로가 잘하고 있으니 포스코의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 그리고 대기업 포스코를 향한 기대치가 종합적으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공급자 우위다. 지금은 (양극재) 만드는 대로 팔리니까 생산 캡파를 늘리고 있는 것"이라며 "에코프로 주가를 기준으로 한다면 포스코퓨처엠의 단기 급등은 기형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날 종가 기준 4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액면분할 이전 주가에 맞추면 184만8000원이다. 이 때문에 에코프로 사례를 본다면 포스코홀딩스나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100만원 터치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포스코 기업가치 상승은 최정우 회장의 연임 완주까지 힘을 북돋아 주고 있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 포스코 역대 회장 중 첫 비엔지니어 출신으로 포스코 9대 회장에 취임했다. 임기 동안 사업장 잇단 산재로 도마 위에 올랐고,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 땐 포항제철소가 올스톱돼 퇴진 압력도 받았다. 정권이 바뀐 뒤에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질론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포스코 지휘관들이 중도 하차한 전철을 밟을지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이차전지 소재 등 비철강 신사업 확장을 주도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는 시점이다. 그룹 6개 사 합산 시총은 100조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대기업 5위로 끌어올린 성과도 눈길을 끈다.

포스코의 기업가치 상승은 최 회장의 연임 완주에 긍정적 에너지가 된 것은 분명하다. 남은 숙제는 신사업을 통한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여부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주가가 앞으로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이제 예측 불허가됐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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