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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서정진 숙원 '3사 합병'···"연내 이룬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지배구조 2023|셀트리온①

서정진 숙원 '3사 합병'···"연내 이룬다"

등록 2023.07.26 14:30

수정 2023.07.26 15:39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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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 등 상장사 합병 재개그룹 지배구조 단순화 통해 회계 투명성 확보주식매수청구권 등 소액주주 반발 변수 우려도

셀트리온그룹이 서정진 회장의 숙원 사업인 상장 3사 합병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마쳤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셀트리온그룹이 서정진 회장의 숙원 사업인 상장 3사 합병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마쳤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숙원 사업인 상장 3사의 합병 작업이 시작됐다. 합병 주관사 선정을 마친 셀트리온그룹은 내달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해 연내 마무리할 전망이다.

서 회장은 그룹 내 계열사 간 분업 구조를 없애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경영 효율화와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자신의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해 승계작업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은 최근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하고 3사 합병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나섰다.

앞서 지난 2021년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던 3사 합병은 당시 불거진 회계 이슈 등으로 지연된 바 있다. 올해 초 경영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회장은 다시 한번 합병 의지를 드러내며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서 회장은 지난 3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3사 합병)준비는 거의 끝났다"며 "최대 4개월 내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3사 합병을 통해 '서 회장-셀트리온홀딩스-3사 합병법인'으로 이어지는 단순화 된 그룹 지배구조를 완성하겠단 구상이다.

서정진의 3사 합병 시나리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상장 3사 합병은 셀트리온그룹의 숙원 사업이다.

앞서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2020년 1월 합병 추진 계획을 처음 밝혔다. 같은 해 9월 공개한 셀트리온그룹이 나아가야 할 로드맵에 따라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현물 출자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세웠다.

이후 2021년 12월 셀트리온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주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며 단일지주사 체제로 들어섰다.

다음 계획이었던 3사 합병은 추진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분식회계 의혹 조사에 발이 묶여 잠시 보류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조사가 지난해 과징금 부과로 마무리됐고, 서 회장이 지난 3월 2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하며 재추진 의지를 드러낸 만큼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최근 셀트리온그룹은 3사 합병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하고,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합병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현재 셀트리온그룹의 지배구조는 서 회장-셀트리온홀딩스-상장 3사 및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순이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1%를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와 별도로 셀트리온스킨큐어 지분 69.12%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11.2%를 갖고 있다.

서 회장이 지배하는 셀트리온홀딩스 산하로 셀트리온(20%), 셀트리온헬스케어(24%),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100%)가 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 지분 54.84%를 보유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지배구조를 통해 3사 합병은 우선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을 흡수합병하고, 이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하는 순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합병을 원하는 이유, 그리고 변수

셀트리온그룹 로드맵에 따라 3사 합병이 완료되면 경영 효율화와 회계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셀트리온그룹은 특이한 분업 구조로 끊임없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왔다.

셀트리온이 의약품의 연구 및 생산을 맡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이 셀트리온의 생산 물량을 각각 해외와 국내에서 독점 판매하고 있는 탓이다.

즉, 해외에서 셀트리온 의약품을 구매하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양쪽 모두 매출이 잡혀 통상적으로 부서 간 업무가 셀트리온그룹의 경우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되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셀트리온그룹의 상장 3사 합병이 마무리되면 한 회사에서 연구, 생산, 판매가 모두 이뤄지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소액주주'는 합병 과정에 있어 변수로 꼽힌다.

합병이 이뤄지려면 주주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현재 일부 소액주주들이 3사 합병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3사 합병이 이뤄질 경우 각사에서 발생했던 매출이 모두 연결돼 그룹 총매출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주가 상승 모텐텀을 잃어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셀트리온의 소액주주 비중은 66.43%에 이른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소액주주 비중은 58.60%, 셀트리온제약은 45.15%다.

더욱이 합병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은 사측에 자신의 보유 주식을 일정 가격으로 매입해달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발동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이를 받아줄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진다.

셀트리온그룹이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는 것도 이러한 전망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달 초 셀트리온은 5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5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각각 매입했고, 올해에만 셀트리온은 총 20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총 750억원 규모의 매입을 진행한 바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은 인정되지 않으나, 다른 주주에게 넘길 경우 다시 의결권이 살아난다. 셀트리온그룹이 합병을 찬성하는 측에 자사주를 넘겨 우호 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만 자사주는 취득 후 6개월 이내 처분할 수 없어 당장의 지분매각은 어려울 것"이라며 "(셀트리온그룹이)교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거나 자사주 담보 대출로 쓰일 가능성도 있어 어떻게든 합병 과정에서 자사주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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