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양주 회천 A15블록과 파주 운정 B34블록 현장을 차례로 방문해 지하주차장 보강공사 진행 현황을 보고받은 뒤 입주자 및 입주예정자와 간담회를 했다.
원 장관은 간담회에서 "보금자리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안전문제가 발생하게 돼 정책적 책임을 지는 부처 책임자로서 너무나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 확보 조치가 가장 시급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보강 조치를 마치겠다"며 "보강공사는 콘크리트학회나 국제 공인된 기준에 의해 주민들이 일말의 불안감도 가지지 않도록 철저히 보강하고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한준 LH 사장도 "입주자들이 100% 만족할 때까지 무한책임을 지고 보강공사를 완벽하게 해 안전 문제는 없게 하겠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입주민 입장에서 보상도 적극적으로 해드리겠다"고 밝혔다.
양주 회천 A15블록은 880세대 규모의 행복주택 5개 동으로 구성되며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단지 지하주차장에서는 철근이 설치돼야 하는 기둥 154개 전체에서 누락이 확인됐다.
국토부는 오는 10일까지 8억900만원을 들여 154개 기둥 전부에 철판을 보강하고 25개 철골기둥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보강공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이미 준공돼 작년 8월 입주를 시작한 파주 운정 A34블록은 행복·영구주택 1448세대 규모다.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지하주차장 기둥 331개 중 12곳에서 철근이 누락됐다. 양주 회천과 마찬가지로 누락된 기둥에 철판을 보강하는 공사가 오는 10일까지 이뤄진다.
원 장관은 "그간 건설 분야 이권카르텔 문제가 번번이 제기됐는데도 껍데기만 바꾸면서 지금까지 왔다"며 "이번에는 절대로 과거처럼 일회성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공익제보 제도 활용, 자체 정보 수집을 통해 책임을 물을 부분에 대해선 책임을 묻고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철근 누락 문제가 제기된 LH 발주 아파트의 입주민 및 입주예정자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방안도 나왔다. LH는 임대아파트에 대해선 계약 후 입주 여부와 상관없이 계약 해지를 원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하고, 이미 보증금을 납부한 세대에 대해선 이자를 포함해 다시 돌려주기로 했다.
또한 기존에 국민임대주택 계약 체결 사실이 있는 상황에서 다른 국민임대주택에 입주하는 경우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이를 국토부와 협의해 감점을 면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철근 누락 등 문제가 발생한 단지 입주자가 이사를 원하면 이사비 지원도 고려한다. 임대아파트 입주자의 소득 등을 고려해 이주를 원할 경우 현재 거주지 주변에 빈 대체 임대주택을 찾아 우선 입주시켜주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공공분양의 경우 입주 전 단지는 계약 해제권을 부여한다. 단순히 무량판 구조라는 이유로 입주예정자가 해약을 요구한다면 해약을 받아들이고 이미 낸 계약금은 이자를 더해 돌려준다.
이 사장은 "기본적 생각은 입주자 입장에서 보상해드리고 싶다는 것이지만, 개인별로 상황이 다 달라 입주자연합회나 입주민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보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손해배상은 섣불리 LH가 했다간 배임 문제 소지가 있어 법원에서 판결이 나오면 충분히 감내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민간 아파트 293개 단지의 안전성을 검증·보완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다음 주부터 시작한다. 조사대상은 2017년 이후 준공된 188개 단지와 현재 공사 중인 105개 단지다. 조사대상은 늘어날 수 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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