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상반기 '비용관리'에 엇갈린 성적표

한국씨티은행, 순이익 전년대비 126%↑

SC제일은행, 1분기 이어 상반기도 역성장

대손비용, 비용 등 영향으로 풀이

올해 상빈기 실적에서 한국씨티은행은 전년대비 성장세를 이룬 반면 SC제일은행은 역성장했다. 사진=각사 제공

외국계은행의 성적표가 올해 1분기에 이어 상반기에도 엇갈렸다. 한국씨티은행은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SC제일은행은 역성장했기 때문이다. 소매금융을 철수했던 한국씨티은행은 비용이 줄어든 반면 SC제일은행은 임금 인상으로 비용이 증가하는 등 비용 부문의 영향이 주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올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17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140% 증가한 928억원을 달성했다.

총수익은 2분기 기준 2992억원이었으며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5860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1.9%, 28.9% 증가한 수준이다. 이자수익 및 비이자수익이 고루 성장한 덕이 컸다.

상반기 기준 이자수익은 소비자금융 부문의 대출자산 감소에도 순이자마진이 개선되면서 작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436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수익은 전년동기대비 214.3% 급증한 14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채권, 외환, 파생상품 관련 수익이 증가한 덕이다.

소비자금융 부문의 단계적 폐지 영향으로 올해 6월 말 고객 대출자산은 전년 대비 15.7% 감소한 17조2000억원이었으며 예수금은 전년보다 7.7% 감소한 22조6000억원이었다.

SC제일은행은 올해 1분기에 이어 상반기에도 역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SC제일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 감소한 2092억원을 기록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이자 이익 및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에도 비용과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하면서 이익 성장을 상쇄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자 이익 및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모두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자 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한 6716억원을 기록했고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1% 증가한 1731억원을 달성했다. 비이자이익은 외환 파생상품부 문의 견조한 실적과 자산관리부문의 소폭 회복으로 인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비용에서 외국계은행의 실적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씨티은행의 올해 상반기 기준 비용은 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한 모습을 보였지만 SC제일은행은 전년 대비 18.2%(739억원) 증가한 4802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다. SC제일은행은 정기적 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비용이 상승했다. 반면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앞서 소매금융을 철수를 결정하면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몸집을 축소한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비용 관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양사 모두 대손비용은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한국씨티은행의 상반기 대손비용은 전년동기 대비 56.8% 증가한 541억원이었다. 미래경기 전망 변경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때문이다. 같은 기간 SC제일은행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의한 잠재 리스크 요인을 미래경기전망 조정에 반영한 데가 기업 대출 충당금 및 파생상품 평가 충당금이 늘어남에 따라 전년 대비 82.1% 늘어난 863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