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바로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 등으로 '시간끌기'영업정지 처분 과징금 대체···방지법은 국회서 발목잡혀
더욱이 영업정지 처분이 정해진 시기에 제대로 집행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그 처벌 효과가 반감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지적이다.
27일 연합뉴스와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해 3월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중대재해 발생으로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곧바로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더욱 대표자가 영업정지 기간에 8시간 건설업 교육을 이수한 뒤 서울시에 수료증을 제출했다는 이유로 기간을 15일 감경받았다.
쌍용건설은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2018년 7월 27일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쌍용건설은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이후 2021년 7월 30일에야 집행정지 가처분을 취하해 애초 영업정지가 예정된 날보다 3년여 지난 2021년 7월 30일부터 같은 해 9월 14일까지 이뤄졌다.
마찬가지로 대표가 영업정지 기간에 건설업 교육을 수료했다는 이유로 15일을 감경받았다.
다른 건설사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집행정지 가처분과 행정소송으로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처분 효력을 정지시켜 시간을 끌고, 감경 요인을 최대한 활용해 그 기간을 단축하는 상황이 매번 반복되는 것이다.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도 경기 진접선 복선전철 건설공사에서 가스 폭발 충격으로 붕괴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4명이 사망하는 사고와 관련해 2021년 경상북도로부터 토목건축사업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었다.
하지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고, 포스코이앤씨가 경북도지사를 상대로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행정소송이 2년 넘게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어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영업정지 처분 집행은 정지된 상태다.
현행법상 영업정지 처분을 피해 갈 수 있는 규정도 아직 남아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과거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 당시 서울시로부터 하수급인 관리 의무 행위 위반과 부실시공으로 각각 영업정지 8개월씩, 총 16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현행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상 하수급인 관리 의무 위반행위를 한 처벌 대상인 건설사업자가 과징금 처분을 원하면 영업정지를 받지 않고 과징금 처분만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해당 행위로 받은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은 과징금 4억여원을 납부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부실시공에 따른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은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현재까지 집행되지 않았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따른 행정처분은 아직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 행위에 따른 영업정지 처분을 과징금으로 대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이 또한 1년 넘게 국회에 계류돼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이른바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를 촉발한 GS건설에 대해 총 10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또 건설사업관리 업체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8개월, 설계업체에 대해서는 등록취소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총 10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GS건설은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기대와 책임에 부응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면서도 "사고의 원인이나 그에 따른 행정제재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검토해봐야 할 내용도 많아 면밀히 검토한 후 청문절차에서 잘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후진국형 부실 공사로 국민들의 주거 안전에 우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큰 책임을 느낀다"면서 "위법 행위에 대해선 법률상 정하고 있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통해 단호하게 대처하고, 건설업계에 만연한 건설카르텔을 도전적으로 혁파해 국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GS건설은 검단아파트 재시공 시기 등을 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입주 예정자들과 논의 중이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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