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저조···이 사장, '경영능력' 입증 기회하반기 외형 성장 이룰 전망···영업익은 소폭 감소글로벌 시장 확대·주력 브랜드 강화···경쟁력 확보
이 사장은 올해 초 LG생활건강 사령탑에 오른 이후 해외사업 확대·강화, 주요 브랜드 리브랜딩 등에 줄곧 힘을 쏟아왔다. 그러나 중국 지역 내 소비 회복 지연은 물론 원가와 고정비, 사업 효율화 관련 비용 등에 대한 부담이 실적에 발목을 잡았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491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조5077억원) 대비 0.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3922억원에서 3038억원으로 22.5% 줄었다.
물론 이 사장이 취임 반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내기엔 어려움이 있다. 상반기의 경우 수장자리에 새롭게 오른 뒤 전반적인 사업과 경영 환경, 시장 분석 등을 통해 향후 방향성을 잡아가는 시기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 사장이 취임과 동시에 LG그룹 내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라는 타이틀로 업계 안팎의 무한한 주목을 받았던 터라 저조한 성과에 대해 실망 섞인 목소리도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로 인해 이 사장에게 있어 하반기는 경영 실력을 검증 받는 중요한 시점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중에서도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수치적 성과를 증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다만 하반기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외형적 성장과 달리 수익성은 여전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하반기 매출은 3조79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6781억원)보다 3.1% 증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2998억원으로 6.0%(319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은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인 북미와 중국을 비롯해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서의 꾸준한 시장 확대에 집중해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사장은 인수합병(M&A)으로 사업 기반을 다져온 북미 시장의 본격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더 에이본 컴퍼니' 구조개선 작업을 진행, 최근 인수한 법인과 브랜드의 현지 유통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있다.
'궈차오(애국 소비주의)' 현상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마케팅 활동을 재개한다.
먼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위상을 되찾고자 주력 브랜드인 '더후' 제품의 경쟁력 확보와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에 나선다.
뿐만 아니라 더후의 브랜드 고유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도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효능과 효과 등에 최신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제품력도 보강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씀씀이가 큰 유커가 지갑을 닫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LG생활건강의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유커가 한국 여행에서 지출하는 경비는 전체 외국인 평균보다 38%가량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LG생활건강은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매장 비주얼 머천다이저(VMD) 개선과 중국어 리플렛 준비, 카운슬러 전진 배치, 고객유형별 맞춤형 품목 패키지 등 돌아올 유커에 대비하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며 "새롭게 출시된 후와 숨, 오휘 등 신제품 홍보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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