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서비스' 승부수···오프라인 매장 강점 살려소비자 매장 방문 빈도↑···실적 개선 효과 기대이커머스 참전 예상···고객 이탈 배제할 수 없어
그간 오프라인에 적잖은 역량을 집중해 왔던 가전양판점 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급격히 증가한 온라인·비대면 수요로 인해 이커머스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후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애프터서비스(AS)를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점찍고 관련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이커머스의 참전이 예상되자 가전양판점 업계의 고심 역시 나날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AS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먼저 전자랜드는 지난달 일산점 내 오프라인 AS센터 1호점 '기술자들'을 오픈했다. 전자랜드가 오프라인 전문 AS센터를 도입한 것은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 AS센터는 소비자들이 전자랜드에서 구매한 제품이 아니더라도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서 전자랜드는 올해 초 소비자들의 편리함을 위해 프리미엄 가전 케어 서비스 '선한청소'를 수행하는 협력사 직영 기사 수를 기존보다 대폭 늘리고 서비스 가능 지역을 확대하기도 했다.
하이마트도 리뉴얼 점포에 전용 상담 창구 '홈 만능해결 센터'를 설치해 매장 방문 고객이 각종 케어 서비스들을 쉽고 편리하게 상담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상품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닌 수리와 클리닝, 이전설치, 보증보험 등 고객의 가전 구매 생애 주기를 밀착 관리하는 '홈 토탈 케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AS서비스를 본격 꺼내든 이유는 그동안 다소 제한적이고 불편했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일부 수용, 신속하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매장 방문 빈도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침체기에 빠진 가전양판점 업계의 사후 서비스 전략이 향후 실적 개선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앞서 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지난해 경기 침체와 높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이마트의 작년 한 해 매출은 전년 동기(3조8697억원) 대비 13.8% 감소한 3조3368억원을 거뒀으며 영업손실은 52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자랜드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자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은 지난해 매출 7230억원, 영업손실 1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7.7%(8784억원) 감소, 영업손실 폭은 6배가량 확대됐다.
다만 이러한 상황 속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가전양판점 업체들의 사후 서비스 경쟁자로 떠오른 점은 변수다. 쿠팡은 올해에 들어서면서 '원클릭', '로켓 AS' 등의 이름으로 상표권을 연이어 출원했으며 AS 관련 직원 모집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쿠팡이 AS서비스를 본격 도입할 경우 가전양판점 업계엔 더 이상 생존을 위한 전략이 아닌 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쿠팡은 현재 자사에서 구매한 가전제품을 무료로 설치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사후 처리까지 제공한다면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구매에 대한 메리트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온라인으로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는 높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이커머스 업체가 AS 인프라까지 갖추게 된다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의 발걸음도 자연스레 줄어들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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