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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존재감 키우는 '3세' 채정균···후계 구도 향방은

유통·바이오 패션·뷰티 지배구조 2023|애경그룹②

존재감 키우는 '3세' 채정균···후계 구도 향방은

등록 2023.11.15 13:01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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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형석 애경 총괄부회장 장남, AK홀딩스 6대 주주애경자산관리 지분 1.08%···'오너 3세' 가운데 유일'옥상옥' 구조 유지···안정적 승계에 핵심 고리될 듯

존재감 키우는 '3세' 채정균···후계 구도 향방은 기사의 사진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장남 채정균 씨가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 AK홀딩스 지분율은 2%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업계는 정균 씨로의 가업 승계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내다본다. 어머니인 홍미경 AK 플라자 문화아카데미 고문을 비롯한 다른 형제들의 지분이 0.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균 씨는 꽤 큰 규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균 씨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유일한 손자다. 이에 따라 장 회장은 지난 2016년 7명의 손주에게 주식을 증여하며 정균 씨에게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녀 6명이 각 1만3333주씩 넘겨받을 동안 장손인 정균 씨는 이보다 9000주가량 많은 2만2002주를 받았다.

채 부회장이 자녀 중 정균 씨에게만 AK홀딩스 개인 지분을 증여했다는 점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앞서 채 부회장은 지난 2020년 정균 씨에게 25만주(약 45억원)의 주식을 증여했다.

이후 1년 뒤인 2021년에는 정균 씨가 직접 AK홀딩스 주식 3만7706주를 약 8억원에 장내 매수하면서 지분율을 2.33%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실질적 지주사 '애경자산관리'···가업 승계 '열쇠'

애경그룹이 장차 회사를 이끌어갈 후계자로 정균 씨를 염두에 둔 것과 같은 행보는 실질적 지주사 '애경자산관리'에도 있다. 지난해 애경자산관리와 애경개발이 합병할 당시 오너 3세 가운데 정균 씨만 애경자산관리 지분을 취득했다. 합병 전만 해도 '제로(0)'였던 정균 씨의 애경자산관리 지분이 1.07%로 늘어난 것이다.

애경그룹 오너가가 현재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가족회사 애경자산관리 지분은 채 부회장이 49.17%로 최대 주주다. 이어 동생인 채동석 부회장이 21.69%, 채승석 전 애경개발 사장 11.66%, 채은정 전 애경산업 부사장 11.02% 등이 보유하고 있다. 장 회장의 경우 5.39%를 가지고 있다.

애경그룹이 애경자산관리와 애경개발 합병 이후에도 이중적 지배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별다른 움직임을 취하고 있지 않은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흔히 하나의 그룹 지주사가 주요 계열사를 지배, 오너가는 지주사를 통해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애경그룹의 지배구조를 축약해보면 '오너가→애경자산관리→AK홀딩스'로 이어지는 옥상옥(屋上屋) 구조다. 지주사 위에 있는 또 다른 지주사가 지배구조 정점에서 그룹 전체를 거느리고 있는 것이다.

애경그룹이 이 같은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데는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하고 있는 AK홀딩스 지분 18.91%의 가치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애경자산관리가 가지고 있는 지분만으로도 AK홀딩스를 간접 소유할 수 있어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쥘 수 있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애경자산관리는 향후 오너 3세로의 안정적인 승계도 가능하게 만든다. 상장사인 AK홀딩스의 주식은 시가에 따라 평가되는 반면 비상장사인 애경자산관리는 정확한 시세가 없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지분을 확대한다면 증여세 등 비용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애경그룹이 옥상옥 구조를 줄곧 유지하고 있는 이유도 추후 3세 경영 승계에 적절히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전한 '오너 리스크' 발목···3세 승계 '시기상조'

다만 애경그룹은 현재 완전한 2세 경영 승계도 마무리를 짓지 못한 상태다. 그간 장 회장 3남들의 횡령과 마약 혐의를 비롯해 가습기 살균제 논란 등 연이은 오너 리스크가 도마 위에 오르며 승계 작업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대법원이 최근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업체가 직접 소비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확정하면서 내년 1월 11일로 예정된 애경산업의 2심 선고에 영향을 미칠지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애경산업은 지난 2021년 1월 1심에서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이 폐 질환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 받은 바 있다.

여기에 1994년생인 정균 씨의 나이가 아직 어리고 경영 일선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의 실질적인 승계보다는 추후 상황을 고려한 단계적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정균 씨는 미국 뉴욕대학교를 재학한 뒤 한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현재 외국에서 공부 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뿐만 아니라 장 회장의 2세들이 여전히 경영 활동을 해나가고 있어 3세로의 승계까지는 시간이 다소 지나야 가능할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정균 씨가) 애경그룹 내 어떤 소속이나 보직도 맡고 있지 않을뿐더러 상속과 관련된 이야기도 회사에선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애경자산관리 주식을 취득한 것 역시 특별히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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