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 전 회장 장남 김동준 대표 전면 나설수도대외 이미지 개선·쇄신 차원서 외부 발탁 가능성↑
현재 키움증권 차기 사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박연채 부사장과 엄주성 부사장이다. 일각에서는 제3의 인물이 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기이사회까지 단 하루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하마평만 무성하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오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황 사장의 자진사임 의사에 따른 후임 대표이사 추천 등 후속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2000년 키움증권의 전신인 키움닷컴증권 창립 당시 합류한 황 사장은 투자운용본부장과 리테일총괄본부장 겸 전략기획본부장, 그룹전략경영실장 등을 거친 후 2022년 1월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지난 3월엔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연임이 결정되면서 임기는 2026년 3월28일까지 연장됐다. 하지만 늘어난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자리에서 내려왔다.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키움이 떠안아야 할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 황 대표의 생각인 것. 영풍제지 사태에 따른 키움의 금전적 손실은 4000억원에 달한다.
황 대표의 자진사임은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회사 내부는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5월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지 불과 6개월 만에 황 대표까지 직을 내려놓으면서 키움은 1년 만에 두 명의 경영진을 잃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현재 빠른 시일 내에 황 대표 후임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키움증권이 내부 승진을 통해 대표를 선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수장은 내부 인물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현재 유력하게 점쳐지는 CEO 후보로는 박연채 부사장과 엄주성 부사장(CFO)으로 이들은 각각 홀세일총괄본부와 전략기획본부를 맡고 있다.
박 부사장은 한누리투자증권(현 KB증권 전신) 출신으로 지난 2006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합류했다.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키움증권은 과거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배경에 대해 "금융분야 전문가이며 회사 내부사정에 정통하다"며 "리서치센터장을 거쳐 현재 홀세일총괄본부장직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었다. 그만큼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에 지난 14일 황 대표 대신 '제13회 사랑의 김치 페어' 김장행사에 참석한 박연채 부사장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에 무게추를 둔다면 엄 부사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7년 자기자본투자(PI) 팀장으로 키움증권에 합류한 엄 부사장은 이후 PI본부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을 인정받으며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엄 부사장은 미등기 이사로 대표이사가 되기 위해선 주총을 통한 사내이사 선임이 필요하다. 박 부사장의 경우 이사회 결의만으로 대표이사로 선임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김익래 전 회장의 장남인 김동준 대표가 경영일선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1984년생인 김동준 대표는 지난 2014년 다우기술 사업기획팀 차장으로 입사했으며 이후 이머니와 다우기술, 다우데이타 등 계열사를 거쳐 지난 2018년부터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고 있다.
김익래 전 회장의 차녀인 김진이 키움투자자산운용 상무도 거론된다. 김 상무는 지난 10월29일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동준 대표나 김진이 전 상무가 대표직을 맡는다면 되려 경영승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질 수 있다.
지난 8월 검찰은 김익래 전 회장 측이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면서 키움그룹 전략경영실을 동원해 주가를 관리하고 내부정보를 이용한 정황(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환골탈태'를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위기관리는 물론 내부통제 시스템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부 인사가 직을 맡는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에게 신임을 받으면서도 내부 개혁을 이뤄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이를 감안한 인사에 직을 맡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이사회 안건에 대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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