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강남·송파 4개동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규제 완화 자체는 긍정적...거래량 늘진 않을 것"
1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15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4개 동인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에 대해 토지거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대상을 파트로 한정해 조정하기로 했다.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강남권 일대에서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빌라), 상가 및 오피스 등을 거래할 때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시는 법인투자를 유도해서 소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주택공급 활성화와 더불어 매수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이번 규제 완화로 일부 거래를 정상화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 시장이나 구청장,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다. 만약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 건축물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2년 동안 실거주 해야 한다.
이번 조정은 지난 10월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이 허가대상을 용도별로 구분해 지정할 수 있게 개정되면서 법률개정 취지와 투기 우려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는 게 시는 설명했다.
외국인 포함 여부나 지목, 건축물 용도를 구분해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건축물용도를 제외하곤 현행을 유지하기로 했다. 외국인의 주택취득 사례가 적고, 도심에선 논‧밭이 없어 지목구분도 의미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조정은 법령 개정에 따른 조치와 미선정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개선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부동산시장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포함한 서울시 전역의 부동산 동향(안정 여부)을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 완화가 주택보다는 상가나 오피스텔 등 상업용부동산 거래활성화에 더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상가는 거래제한으로 인해 가격이 많이 내린 상황이지만, 주택의 경우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가격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가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상업용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열어줬다 정도로 보는 것이 맞다"고 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도 "강남 3구는 여전히 투기과열지역으로 묶여 타지역에 비해 규제가 많다"며 "고금리·고환율·고유가의 장기화도 부동산 거래를 힘들게 하는 요소"라고 했다.
일각에선 서울시가 일부러 아파트를 빼고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을 풀었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다주택자의 주택투기를 막고 개발과 주택공급을 목적으로 한 법인의 투자를 유도해 주택공급은 늘리고 가격자극은 최소화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업계에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어준 것만으로는 투자도 활성화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과도한 취‧등록세 때문에 단순히 거래자체를 허용한 것만으로는 부동산을 사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다주택자의 경우 취‧등록세를 중과세하고 있다. 2주택자에 대해 8%, 3주택에 대해서는 12%를 적용 중이다. 법인의 경우 보유주택 수에 상관없이 12.4%의 세금이 부과된다. 집값이 타 지역에 비해 비싼 강남과 송파의 경우 세금으로만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을 내야하는 것.
시행업계 관계자는 "취‧등록세 감면 등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법인투자를 통한 신규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취‧등록세 중과를 완화하려면 법안을 개정해야 해서 지자체 단위에선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