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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조기 피봇' 기대감 차단한 이창용···'매파적 동결' 이어간다

금융 금융일반

'조기 피봇' 기대감 차단한 이창용···'매파적 동결' 이어간다

등록 2024.02.02 14:41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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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4회 연속 동결 후 3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차단이창용 "긴축기조 충분히 장기간 지속 필요" 매파적 발언 이어가물가안정·가계부채 섣불리 금리 인하 더 큰 부작용 우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2024 한국경제 전망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2024 한국경제 전망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물가, 금융안정 데이터를 확인하며 긴축 기조는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이창용 한은 총재, 1일 한국최고경영자포럼)
"역사적으로 물가 안정기로의 진입에 실패한 사례를 보면, 고물가 시기의 라스트 마일에 대한 부주의에 기인한 경우가 다수다"(한국은행 보고서)

한국은행이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누르기 위한 시그널을 끊임없이 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아직 갈 길이 더 남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한은 역시 긴축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라스트 마일' 경계심을 높이며 조기 금리 인하로 인한 부작용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1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미국의 성장세가 강하다 보니, 연준이 금리를 금방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물가, 금융안정 데이터를 확인하며 긴축 기조는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파월 의장은 1월 30∼3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최근 물가 상황에 대해 "인플레이션 진전에 고무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우리는 승리를 선언할 시점이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더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2%)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연속되는 증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3월 조기 인하 가능성 관련 질문에도 "두고 봐야겠지만 FOMC가 3월 회의 때 (금리를 인하할 만큼)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부정적 답변을 내놨다.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한은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로 9번 연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율 불안정성 등의 이유로 한은이 연준보다 앞서 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 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금통위원들 대부분이 "물가가 2%에 안착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연준의 물가상승률 변화에 따른 금리 결정, 유가 안정 여부, 소비가 경기 예측대로 갈지, 무엇보다 물가 경로가 예상대로 갈지 봐야 한다"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적어도 6개월 이상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국내 물가 상황도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로 6개월만에 2%대에 들어섰지만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한은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점, 농산물 등 생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둔화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향후 물가 흐름을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지정학적 정세, 국내의 경기흐름, 비용압력의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오는 22일 한은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도 동결한다면 9차례 연속이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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