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기순손실 306억원 '적자'···물류센터 리스크가 한몫미수금도 52% 증가···PF 리스크 확대에 모기업도 신용 하락넉넉한 현금성 자산은 '보험'···연이은 안전사고도 숙제
시장에서 PF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공 능력 평가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규모는 134조3000억원. 한국기업평가가 유효등급을 보유한 21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이들 업체의 2023년 8월 말 기준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22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미 한계기업들은 부도를 냈다. 지난해에만 부도가 난 건설사가 총 19곳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12월에만 8곳이 부도를 냈다.
뉴스웨이는 건설사들의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유동성이나, PF 우발채무 규모, 미청구 공사와 재고자산 등 재무 상황을 진단하고 투자자들과 독자에게 기업의 현 상황을 전달하고자 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C이테크건설은 매출액이 1조8636억원으로 전년(1조5233억)보다 약 22.34% 올랐지만, 순손실 306억74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SGC이테크건설 측은 원자재 등 원가 상승으로 인해 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PF대출과 관련해 유동성 위기가 커진 것도 이익감소에 한몫했을 것이라고 본다.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고, 미분양 등으로 인해 부실화된 사업을 떠안으면서 손해가 커졌다는 것. 2020년부터 사업 규모를 키워온 물류센터 건립사업 시장의 사업여건 악화가 치명타가 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SGC이테크건설은 미수금 문제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SGC이테크건설의 3분기 말 기준 미수금은 338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2% 급증했다. 미수금은 공사를 하고도 발주처로부터 돈을 받지 못한 것을 말한다. 그만큼 자체 자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해야 해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미수금이 늘면서 하도급업체에 줘야 할 대금 지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하반기 하도급 대금 1322억5000만원 중 74.64%에 달하는 986억8200만원을 한 달 넘겨 지급했다. 법정기한인 60일 이내에 지급이 완료되긴 했지만 주요 건설사들은 일반적으로 하도급 대금을 30일 이내에 지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돈맥경화'를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SGC이테크건설의 PF 부담은 모기업인 SGC에너지도 타격을 입혔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SGC이테크건설 모회사인 SGC에너지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는 PF 우발채무에 따른 재무 지원 부담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신평에 따르면 SGC에너지는 지난해까지 SGC이테크건설에 4060억원 규모의 책임준공 약정과 대여금 200억원, 차입금 자금 보충 810억원 등을 지원했다. 업계관계자는 "SGC이테크건설이 맡은 사업장에서 우발채무 인수 부담이 늘어나면 이복영 회장 산하의 SGC그룹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현금성 자산을 늘려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SGC이테크건설의 2023년 9월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153억원으로 6월(605억원)에 비해 548억원 늘었다. 단기차입금은 1197억원에서 905억원으로 줄었다.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많기 때문에 당장 돈이 없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작다.
전문가들은 유동성만 아니라 안전사고 리스크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SGC이테크건설은 2022년 10월 안성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 거푸집이 붕괴하면서 총 5명의 사상자를 냈다. 지난해 10월에는 시흥에서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11월에도 인천에서 추락 사망사고가 있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영업정지 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손실만 아니라 기업 이미지도 실추되면서 영업적인 측면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면서 "공기단축, 원가절감을 이유로 안전에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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