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결정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불확실성이 큰 데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등 물가와 가계부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동결을 통해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물가와 금융 안정 상황 등에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한은 통화정책의 우선 목표인 물가 안정 측면에서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다가 1월(2.8%)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식료품·에너지 가격 등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일 열린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김웅 부총재보는 향후 물가와 관련해서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점, 농산물 등 생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향후 물가 흐름을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8조원 늘었다. 전 분기 17조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증가세가 이어졌다.
가계신용은 지난 2022년 4분기 3조6000억원 감소한 뒤 2023년 1분기 14조4000억원 감소 등 큰 폭의 감소를 했지만 같은 해 2분기 8조2000억원 증가를 시작으로 3분기 17조원, 4분기 8조원 등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은행 가계대출이 전달 대비 3조4000억원 늘어 잔액이 109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로 주담대가 시장 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한 달 사이 4조9000억원 늘었다.
이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길 가능성이 작지 않다. 특히 부동산 시장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 금융 불균형이 누적돼 위험이 될 수 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과도 맞아떨어진다. 최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8∼15일 55개 기관의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전원(100%)이 이같이 내다봤다고 발표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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