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이어 마크 저커버그도 이번 주 방한 삼성전자 등과 'AI 반도체' 사업협력 논의할 듯엔비디아 의존도 낮추려면 韓반도체 도움 필수
27일 재계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캐나다 스타트업 텐스토렌트 짐 켈러 CEO는 이번주 한국을 찾아 주요 기업과 면담을 갖는다. '챗GPT'로 유명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달 한국을 찾은 뒤 불과 1개월 사이에 IT산업 '거물급' 인사가 연이어 방한하는 셈이다.
10년만에 한국을 찾는 저커버그 CEO의 경우 일단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업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메타가 자체적으로 범용인공지능(AGI)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삼성전자에도 도움을 청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반도체 연구 조직 'AGI 컴퓨팅 랩'을 신설했다. 따라서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가 '메타 전용 AGI칩'을 생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켈러 CEO 역시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사장 등과 미팅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리에선 자체 AI칩 생산 방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AI칩 설계 회사 텐스토렌트는 삼성 파운드리와 오랜 기간 거래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왔다.
이처럼 빅테크 수장이 한국에서 기회를 찾고자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AI 시장이 완전히 형성되기 전에 독자적인 수급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장차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그리고 AI 반도체 부문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독점 구도를 타파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각 기업이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려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의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다. 두 기업이 'AI 반도체' 필수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나눠 갖고 있어서다. 시장 내 이들의 점유율이 총 90%에 이를 뿐 아니라, 이미 올해 생산분에 대한 계약을 작년에 끝냈을 정도로 순항하는 모양새다.
또 삼성전자는 빅테크가 원하는 구조로 제품을 구현할 기술력까지 보유했다. 최근엔 일본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로부터 2나노 공정 기반 AI 반도체를 수주하는 한편, 업계 최초로 D램 칩을 12단까지 쌓은 36기가바이트 5세대 HBM(HBM3E) 개발에 성공하는 등 다방면에서 숨 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덧붙여 각 빅테크로서는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를 대체할 기업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 회사가 뛰어난 역량을 보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생산능력이 공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몰려 있어서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최근 보고서에서 TSMC의 첨단 패키징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공정에 병목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엔비디아마저도 이 라인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 BI는 TSMC가 연말까지 설비를 전년대비 124% 수준으로 확충하더라도 엔비디아가 원하는 만큼의 라인을 챙겨갈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AMD와 브로드컴 등도 이를 차지하고자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에선 빅테크가 내미는 손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회사의 영향력을 키우고 혹한기를 보낸 반도체 사업의 분위기도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을 준비하는 빅테크가 가장 먼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찾는 현 상황은 한국 반도체 산업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아직까지 각각의 사업 계획이 윤곽을 드러내지 않은 만큼 회사별로 유·불리를 따져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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