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클래스·CLE 쿠페에 티맵 적용···BMW도 '맞불'볼보부터 지프·랜드로버까지···현지화 공들이는 수입차수입차 판매 감소세···"고객 만족 위한 국내 투자 필요"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신형 E클래스와 CLE 쿠페에 '티맵 오토'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기본 탑재된 내비게이션도 티맵모빌리티의 실시간 교통정보를 활용한 길 안내를 제공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출시한 두 신차는 모든 라인업에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유튜브, 애플뮤직, 웹엑스, 줌, 앵그리버드, 틱톡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비롯해 화상회의와 게임 앱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에센셜, 플로, 웨이브, 멜론 등 수입차에 기대하기 어려웠던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국내 수입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BMW코리아도 이달 중순 티맵 기반의 '한국형 내비게이션' 탑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한국형 BMW 내비게이션은 최근 BMW X1 및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에 적용됐고, 2분기 출시 예정인 BMW 뉴 X2와 뉴 MINI 모델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티맵 내비게이션은 지도 정보가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돼 별도의 지도 업데이트가 필요없고, 최신 교통상황을 포함한 모든 안내 정보도 실시간으로 갱신된다. 티맵의 경로 안내는 대부분 모델에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도 연동돼 편리하고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전기차 모델에 적용된 티맵 내비게이션은 목적지와 차량 배터리 잔량, 충전소 정보, 교통 상황 등을 반영해 경로를 안내한다. 충전소를 목적지로 설정하면 배터리 자동 예열 기능을 활성화하는 등 모델 특성을 고려한 기능을 지원하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인포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 기능 면에서 다소 뒤처졌던 지프도 올해 초 출시한 더 뉴 랭글러에 티맵 내비게이션을 도입했다. 신형 랭글러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유커넥트 5)는 이전 세대보다 5배나 빨라졌고,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해 두 개의 블루투스 장치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도 지난해 출시한 올 뉴 디펜더에 티맵 내비게이션을 탑재했다. 디펜더에 적용된 '피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두 번의 터치만으로 전체 기능의 90%를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직관성이 크게 개선된 점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티맵 내비게이션을 도입한 건 볼보코리아다. 볼보코리아는 지난 2021년 티맵모빌리티와 공동으로 300억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기반의 통합형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해 전 차종에 적용해 왔다. 특히 2024년식 모델부터는 서울시 C-ITS 기반으로 실시간 신호 정보와 신호 시간, 적정 교차로 통과 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티맵 2.0을 탑재해 서비스하고 있다.
볼보코리아의 티맵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평균 96% 이상의 한국어 인식률을 자랑하는 AI 서비스가 핵심이다. 먼저 요일이나 시간대에 따라 개인별 사용 이력을 토대로 선호하는 목적지나 즐겨찾는 경로를 제안하고, 구글 캘린더와 연동해 일정이나 날씨 등을 안내해주는 '데일리 브리핑' 기능도 지원하는 똑똑한 시스템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차 등록대수는 27만1034대(테슬라 제외)로, 전년 대비 4.4%나 감소했다. 특히 올해 1월 수입차 등록대수(1만3083대‧테슬라 포함)도 전년 동월 대비 19.4%, 전월 대비로는 51.9%나 급감했다. 5시리즈, E클래스 등 일부 인기모델을 제외하면 판매 성장세가 뚜렷하게 둔화된 모양새다.
수입차업계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현지화는 주춤한 수요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시장에선 편의성이 매우 떨어지는 수입차의 순정 내비게이션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하지만 전동화 전환을 계기로 콧대 높던 국내 수입차업계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선에 눈을 뜬 모습이다.
전기차는 충전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고도화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최단거리로 갈수 있는 충전소를 신속하게 찾는 것은 물론이고 충전하는 동안 영화, 음악,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도 즐길 수 있어야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수입차에 티맵을 비롯한 다양한 국내 서비스들이 대거 탑재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최근 수입차업계가 티맵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그간 수입차들은 높은 브랜드 가치 대비 차량 자체의 편의성은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수입차업계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충성고객을 늘리기 위해선 고객에게 대접을 잘 해야한다"며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려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강화는 기본이고 애프터서비스 개선 등 전반적인 국내 투자를 더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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