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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재용·최태원의 AI칩워...실리콘밸리서 '기술력 경쟁'

산업 전기·전자

이재용·최태원의 AI칩워...실리콘밸리서 '기술력 경쟁'

등록 2024.03.06 16:19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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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GI 컴퓨팅 랩' 꾸리고 구글 개발자 영입 SK하이닉스도 미주법인 '30년 만에' 리노베이션AI에 AGI까지···급변한 트렌드에 영업태세 정비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함께 비행기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함께 비행기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빅테크의 본고장이자 엔비디아의 홈그라운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미래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 인공지능(AI)에서 한 단계 진화한 이른바 '범용 인공지능(AGI)'이 새 키워드로 부상한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각자가 지닌 역량을 총동원해 기회를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GI(범용 인공지능) 컴퓨팅 랩'을 중심으로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에 착수했다.

'AGI 컴퓨팅 랩'은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 새롭게 꾸린 연구 조직이다. 구글 AI칩 텐서처리장치(TPU) 플랫폼을 설계한 우동혁 박사가 합류해 사업을 진두지휘한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현지에서 '마이크로아키텍처' 수석 개발자 영입 작업을 시작하며 조직을 키울 채비에 나섰다.

SK하이닉스도 분주하다. 실리콘밸리 중심 새너제이에 자리 잡은 SK하이닉스 아메리카(SKHYA, 미주법인)의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치고 다음 달 다시 문을 연다. 미주법인의 새 단장은 1995년 완공 이후 30년 만이다.

특히 SK하이닉스 미주법인은 애플과 인텔, 엔비디아, AMD, TSMC 등 거래 기업이나 경쟁사와 가까운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전열을 가다듬은 미주법인은 SK하이닉스의 대형 프로젝트를 위한 전초 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삼성과 SK가 미국 반도체 기지를 정비한 것은 AI를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IT·가전산업과 그에 따른 반도체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들어 'AI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자 전세계적으로 독자적 진영을 짜려는 움직임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자체 생산설비를 구축함으로써 엔비디아의 독점 구도를 깨려는 오픈AI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AGI라는 개념도 업계의 기술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AGI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뜻한다. 특정 작업에 특화된 AI와 달리 여러 경로로 학습한 지식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지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GI의 등장이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 참석해 AI가 5년 내 인간이 치르는 모든 시험을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을 '인간의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했을 때 5년 안엔 이를 달성할 것이란 게 그의 견해다.

따라서 삼성·SK 역시 트렌드를 예의주시하는 한편, 그 사이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면서 실익을 얻는 데 신경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각 기업의 접근 방식은 다를 것으로 점쳐진다. 먼저 SK하이닉스는 'HBM 점유율 세계 1위'라는 굳건한 입지를 바탕으로 거래 기업과 생산·판매량을 늘리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어떤 기업이라도 'AI 반도체'를 확보하려면 고품질 HBM을 만드는 SK하이닉스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를 우군으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우수한 파운드리 역량을 살려 'AGI 칩' 사업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HBM 등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사업을 펼쳐왔는데, 이를 뛰어넘으려 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28일 이재용 회장은 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CEO와 만찬을 함께 했는데, 이를 놓고 재개에서는 삼성이 메타 전용 AGI 칩 생산을 전담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계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급증한 반도체 수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존 사업에 만족하지 말고 혹한기를 견뎌낼 독자적 신무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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