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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중소형 제약사 과반 영업익 감소···수익성 '빨간불'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중소형 제약사 과반 영업익 감소···수익성 '빨간불'

등록 2024.04.09 13:10

이병현

  기자

중소형 제약사 과반 영업익 감소···수익성 '빨간불' 기사의 사진

지난해 중소형 제약사가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률이 감소해 수익성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5000억원 미만 제약사 60곳의 합산 매출은 9조5836억원이다. 2022년 9조334억원 대비 1년 새 6.09% 증가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중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발표한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모든 수치는 가능한 한 연결 손익계산서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이 중 46곳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해 평균 7% 매출액 성장을 기록했지만, 평균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은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중소형 제약사 60곳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2.69%였다. 이는 2022년 영업이익률 평균이 4.77%였던 것과 비교하면 2.08%포인트(p) 줄어든 수치다. 60곳 중 34곳(56.67%)의 영업이익률이 감소했다.

기업별로 보면 휴젤이 36.85%로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았다. 파마리서치(35.36%), 삼아제약(24.2%), 고려제약(22.15%)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와 히알루론산(HA) 필러, 더마 코스메틱(피부 개선 화장품) 브랜드 '웰라쥬' 등 주력 제품이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동반 성장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HA 필러는 지난해 매출이 118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5% 성장했다. 회사 측은 영업·마케팅 활동 다변화로 지난해 HA 필러 국내 매출이 처음으로 300억원을 넘었으며, 아시아태평양·유럽 등 해외 매출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보툴렉스 매출액은 1685억원으로 매출 비중 52.7%를 차지했다.

파마리서치는 영업이익 900억원을 넘어서며 대형제약사 수준의 영업익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5.36%로 2020년 30.7%, 2021년 34.07%, 2022년 33.83%에 이어 4년 연속 30% 이상이다. '리엔톡스(의약품)', '리쥬란'과 '콘쥬란'(의료기기), '리쥬란코스메틱(화장품)'의 매출이 고루 증가했고 실적도 함께 올랐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의약품 20.9%, 의료기기 52.2%, 화장품 23%, 기타 3.9% 등 100%다. 의료기기 매출은 2022년 1000억원을 처음 넘긴 후 지난해도 1361억원을 달성했다.

이밖에 영진약품, 유유제약, 동성제약, 비보존제약이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액 감소폭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장 컸다. 2021년 9290억원이던 이 회사 매출은 2022년 4567억원으로 50.8% 감소했고, 지난해엔 여기서 19.1% 더 줄은 3695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부광약품 매출액이 전년 대비 34%(-649억원) 감소했고, 씨티씨바이오(-17%), 경동제약(-11%) 등이 10% 넘는 매출액 하락을 보였다.

네 기업은 영업이익 역시 손실로 지속·전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특히 국내와 아메리카 지역 매출이 큰폭으로 감소했다. 2023년 국내 매출은 1582억원으로 전년 2242억원에서 29%(659억원) 하락했다. 아메리카는 1860억원 매출을 기록, 2022년 대비 15%(319억원) 줄었다. 다만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전년보다 늘어난 857억원을 투자, 전년 591억원 대비 45%(266억원) 증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매출 부재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블록버스터 파이프라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OCI에 인수된 후 창사 이래 첫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부광약품은 지난해도 영업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주요 제품 매출을 살펴보면, 빈혈치료제인 훼로바와 갑상선 부갑상선 호르몬제 씬지로이드, 해독제 플루닐은 전보다 증가한 반면, 해열‧진통‧소염제 타세놀,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치옥타시드, 간질환치료제 레가론, 구내염증완화제 헥사메딘, 간질치료제 오르필 등은 전년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회사 캐시카우였던 레가론 매출은 75%(-133억원) 넘게 급락했다.

부광약품은 한미약품과 OCI 통합 추진 과정에서 구원투수로 신규 선임됐던 우기석 대표이사가 선임된 지 10여일 만에 한미약품그룹으로 돌아가며 이제영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돌아간 상태다.

이외 국제약품, 일성아이에스, 한국유니온제약은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늘며 적자 전환했다. SK바이오팜과 신풍제약·종근당바이오·부광약품·경남제약·조아제약·아이큐어·삼성제약은 적자 상태가 지속됐다.

메디톡스·알리코제약·명문제약·바이넥스·대화제약·화일약품·대봉엘에스는 영업이익이 50% 넘게 감소했다. 일양약품·동화약품·안국약품·대한뉴팜·이연제약·서울제약은 영업이익이 30% 넘게 줄었다. 삼진제약·하나제약·동구바이오제약·현대약품·삼천당제약·진양제약은 영업이익이 10% 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거나 적자 전환한 곳 일부는 새로 전환한 CSO(영업대행) 체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CSO란 제약, 의료기기, 바이오 등의 회사를 대신해 영업과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는 아웃소싱 업체다. 앞서 2020년 하반기 명문제약이 CSO 체제로 전환하자 다른 제약사에서도 CSO 체제 전환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CSO 수수료가 수직상승하며 CSO 전환 기업은 대부분 수익성이 악화했다.

국제약품, 경동제약, 유유제약, 삼성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유유제약을 제외하면 모두 지난해 적자 전환했거나 적자 지속 중인 기업이다. 유유제약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 4억원에 그쳐 체제 전환 효과를 보지 못했다.

특히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삼성제약은 지난해도 매출 520억 중 판관비만 410억원을 집행했고, 이중 CSO에 건넨 지급수수료가 318억원으로 매출액 중 61.15%에 달하는 금액을 CSO 수수료에 지불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클리닉(의원급) 영업 조직을 CSO(판매대행사)로 전환한 국제약품 역시 지급수수료가 302억원으로 전년 152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나 CSO 수수료가 적자 전환의 주된 요인으로 파악된다.

실제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는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타 손실 사업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회사의 강점을 살려 이익 증대를 최우선으로 삼고 경영에 매진했지만 판관비 증가, 세금 납부로 매출액이 증가했음에도 영업 손실과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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