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노선 이관 받아···취항 준비 속도2022년부터 선제적인 외연 확장 박차···공격적인 기재 투입재무적 부담은 과제···유럽 노선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 관건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에 따라 유럽 4개(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여객 노선을 이관받아 취항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말까지 대한항공으로부터 넘겨받기로 한 A330-200 임대 항공기 5대 가운데 첫 기체를 이달 말께 임대해 내달 1일부터 매일 김포∼제주 노선에 2∼3편 투입한다. 이 항공기는 6월 말 인천~프랑스 파리를 오갈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중 먼저 기존에 보유한 A330-300 항공기(3대)를 통해 장거리 승무원 양성을 시작하고, A330-200 항공기가 들어오면 양성을 위해 함께 사용하는 것"이라며 "항공기 운영 스케줄은 유동적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위' 굳히고 제주항공 추격···"합병 최대 수혜자!
업계에서는 올 2분기부터 티웨이항공이 유럽 등 장거리 노선 확대에 나서며 LCC 순위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적자 상황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투자를 진행한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진에어를 제치고 '업계 2위'로 도약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3488억원 사상 최대로, 진에어(1조2772억원)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올해 1분기에도 티웨이항공의 여객 수송 수는 166만명으로 진에어(164만명)를 앞질렀다. 티웨이항공이 '만년 3위' 타이틀에서 벗어난 데 이어 1위 제주항공의 자리까지 추격하는 모양새다.
티웨이항공은 대형항공기 도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여객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른 항공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유럽 노선도 이전받아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이던 2022년 경쟁사들이 신규 항공기 임대를 취소해 리스 가격이 급락하자 A330 중대형기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면서 새로운 장거리 도전에 나섰다. 2022년 A330-300 1~3호기를 도입하고 지난해 189석 규모의 B737-8와 B737-800을 각각 1대씩 추가 도입했다.
국내 LCC로는 처음으로 시드니 노선에 취항한 티웨이항공은 이달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를 시작으로 유럽 노선 취항을 시작한 뒤 6월부터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에 취항하며 연내 5개 유럽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장거리 노선 확대로 여객 공급을 늘려 2분기부터는 진에어와의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보고있다. 장거리 노선 정착 시 국내에서 유일하게 주요 유럽 노선을 운영하는 LCC로서 1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도 외연 확장 속도···유럽 노선 안착 과제
티웨이항공은 올해에도 항공기 7대를 추가 도입해 외연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A330-300을 포함한 장거리 기재를 20대까지 늘려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다만 과감한 투자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말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717.01%에 달한다. 항공업계의 높은 부채비율을 감안하더라도 최고 수준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부채비율은 각각 536.53%, 566.02% 수준이다.
특히 티웨이항공의 경우 신규 항공기 구매가 아닌 리스(임대)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기재가 늘수록 추후 현금 유출 부담이 높아질 우려가 제기된다.
티웨이항공의 리스 부채 총합은 2022년 말 3633억원에서 지난해 말 3739억원으로 커졌다. 경쟁사인 제주항공이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리스기 대신 구매기 비중을 늘리는 것과 대조된다.
외형·노선 확대에 따른 비용 급증이 예상되면서 티웨이항공은 빠르게 유럽 노선 안착을 통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과연 티웨이항공이 LCC로서 얼마나 합리적인 항공권 가격을 책정해 모객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이재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인 판매 일정 대비 다소 촉박한 판매일정과 시베리아 영공 우회(non-TSR)에 따른 운항 비효율, 여전히 팬데믹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 한국-유럽노선 여객 수요, 4개 노선의 정상 왕복 운항을 가능케 할 추가 기재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티웨이항공은 업종 생태계를 둘러싼 거대한 불확실성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지속 가능한 외형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며 "손익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사업 전략이 HSC(Hybrid-Service Carrier)로서의 중장기적 비전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