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력 키우는 김종희, 작년 초 12.59%→올해 14.59%'형제경영' 김상헌·김석수 퇴임···현재 전문경영인 체제동서식품, 동서 배당금 90% 담당···성장 돌파구 시급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종희 부사장은 지난 2일 아버지 김상헌 동서 전 고문으로부터 10만주를 받아 보유 주식수가 1455만주로 늘었다. 앞서 김 부사장은 지난해 10월에도 김 고문으로부터 주식 33만주를 증여 받은 바 있다.
현재 김종희 부사장의 동서 지분율은 14.59%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초 12.59%(1255만주)에서 약 1년 반에 걸쳐 200만주를 확보해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김 부사장은 김석수 동서식품 전 회장(17.39%), 김상헌 동서 전 고문(16.15%)에 이어 동서의 3대 주주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김 부사장이 회사 지분을 넓히는 과정에서 김 전 회장과 김 전 고문은 보유 주식을 장내 매도하거나 증여하는 방식으로 줄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김 전 회장과 김 전 고문의 지분은 각각 122만주, 78만주 가량이 감소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창업주인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 김상헌 고문과 차남 김석수 전 회장이 그룹의 두 축을 담당하는 '형제경영' 구도가 사실상 막을 내리고 김 부사장 단독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동서는 믹스커피 브랜드 1위인 맥심·카누를 운영하는 동서식품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동서그룹 지주사다. 동서식품과 동서유지, 동서물산, 미가방, 동서음료 등 비상장 계열사 7개를 거느리고 있다.
그동안 동서그룹은 김 전 고문이 동서를, 김 전 회장이 동서식품을 이끄는 구도였다. 그러나 김 전 고문이 2014년 동서 회장직을 내려놓고, 김 전 회장이 올해 초 동서식품 회장직 복귀 1년 만에 퇴임하면서 그룹 3세 승계에 대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동서그룹의 후계 구도는 김 부사장이 유력하다. 김 전 회장의 두 아들 김동욱(3.17%), 김현준(2.88%) 씨도 주식 지분을 증여받은 바 있으나 동서와 계열사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동서그룹의 경영에 참여하는 오너 3세는 김 부사장이 유일한 걸로 알려졌다.
현재 동서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동서는 이창환 회장과 김종원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 총괄을 맡고, 동서식품은 김광수 대표이사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김종희 부사장은 2006년 동서에 입사해 2014년 경영지원부문 임원, 지난해 3월 경영지원부문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76년생인 김 부사장이 당장 그룹을 이끌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동서와 동서식품으로 이분된 구조가 김 부사장 단일 체제로 전환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동서식품은 동서그룹의 '캐시카우'로 그룹 내 계열사 중 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리는 유일한 계열사다. 동서식품은 동서가 1968년 미국 제너럴푸즈(현 몬델레즈)와 지분 50%씩을 출자하고 기술 제휴를 맺어 설립한 합작회사다. 특히 작년 동서 전체 배당금의 90%(580억원)를 지급하는 등 수익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국내 커피믹스 시장 1위 사업자인 동서식품은 관련 시장의 성장이 침체된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동서식품은 작년 매출 1조7554억원과 영업이익 1671억원을 기록했다. 동서식품은 지난 2013년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한 이후 10년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2022년부터 꺾였다. 매출도 2011년 1조5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성장하지 못 한 채 실적이 박스권에 갇혀있다.
동서식품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은 '캡슐커피'다.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를 통해 타사 머신과 호환이 가능한 캡슐 및 전용 캡슐을 선보이고, 자체 커피 머신 보급에 나서고 있다. 현재 타사 제품의 호환 캡슐 대 자체 머신 전용 캡슐의 판매 비중은 5.5대 4.5로, 자체 머신 전용 캡슐의 판매량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누 바리스타는 지난해부터 팝업스토어 등 제품을 시음하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또 올해 초 신제품 캡슐커피 머신을 발매해 선택의 폭도 키웠다. 이를 통해 카누 바리스타는 총 3가지 디자인의 머신과 11종의 전용 캡슐을 보유하게 됐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카누 바리스타에 대한 성과는 내부적으로 충족된 상태"라며 "출범 전부터 중장기 계획을 세운 목표치대로 성장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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