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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제2의 중동신화 노리는 정의선 회장···첫 단추는 '전동화'

산업 자동차

제2의 중동신화 노리는 정의선 회장···첫 단추는 '전동화'

등록 2024.05.30 16:22

박경보

  기자

UAE 대통령 만나 다양한 미래 사업방안 논의높은 성장 잠재력에 주목···점유율 20% 목표현지공장 2026년 가동···계열사 사업기회도 확대

제2의 중동신화 노리는 정의선 회장···첫 단추는 '전동화' 기사의 사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故 정주영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난 정 회장은 잠재력이 높은 중동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확대, 친환경 에너지 협력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오찬을 갖고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국빈 방한한 무함마드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

우리나라가 중동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정이 발표되면 향후 10년에 걸쳐 상품 품목 수 기준 각각 92.5%, 91.2%의 시장을 상호 개방하게 된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선 UAE 국부펀드의 300억 달러(약 40조원) 규모의 투자 약속도 재확인했다.

앞으로 UAE가 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경우 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현대차·기아가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하는 미국, EU, 일본, 중국 등은 아직 UAE와 CEPA를 맺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중동 시장 점유율(2022년 기준)은 약 6.2%(32만4439대)로, 10% 안팎인 주력시장(유럽·미국 등)보다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앞으로 올 평균 약 6.8%씩 판매량을 늘려 2030년쯤 20% 가까운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복안이다.

정의선(왼쪽부터) 현대차그룹 회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재훈 현대차 사장, 윤석열 대통령, 야지드 알후미에드 사우디 국부펀드(PIF) 부총재,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22일(현지시간) 리야드의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현대차·PIF 자동차 생산 합작투자 계약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정의선(왼쪽부터) 현대차그룹 회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재훈 현대차 사장, 윤석열 대통령, 야지드 알후미에드 사우디 국부펀드(PIF) 부총재,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22일(현지시간) 리야드의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현대차·PIF 자동차 생산 합작투자 계약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일본차 비켜"···2030년 300만대 시장서 55만대 목표


정 회장이 중동 시장에 공을 들이는 건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중동 시장의 자동차 수요(2022년 기준)는 230만대 수준이지만 2030년 안에 3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시장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중동시장은 현대차와 기아의 첫 번째 해외시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대차는 1976년 바레인에 포니 40대를 수출했고, 기아는 1975년 카타르에 브리사 픽업 10대를 수출하며 해외 무대에 진출했다.

현재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동 지역은 정주영 선대회장이 '중동신화'를 창조한 상징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정의선 회장은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중동시장에서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나가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 중동 판매 55만대 달성을 위해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연간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올해 상반기 첫 삽을 뜬 합작공장은 2026년 상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등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신차 판매량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주춤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18년부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 여성 운전 합법화 등이 시장 확대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중동 시장은 전통적으로 토요타, 닛산 등 일본 브랜드가 강세지만 사우디에선 현대차와 기아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가격 경쟁력과 세련된 디자인, 넓은 실내공간, A/S 접근성 등을 앞세워 시장 톱5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23일(현지시간)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州)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NEOM CITY)의 주거공간인 '더 라인(THE LINE)'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23일(현지시간)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州)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NEOM CITY)의 주거공간인 '더 라인(THE LINE)'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지 수소 생태계 구축 추진···현대건설·로템도 '진격'


현대차그룹의 중동 공략을 위한 첫 번째 단추는 '전동화'다. 현재 아이오닉5·6, 제네시스 GV60 등을 판매 중인 현대차는 전체의 20% 수준인 전기차 라인업을 2027년까지 3분의 1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2032년엔 전체 판매 물량 중 15% 가량을 전기차로 판매한다는 목표다.

기아 역시 전기차 모델을 향후 11개까지 늘리고 전기차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중동 전략모델 개발, 전기차 전용 마케팅과 쇼룸 전개, 전기차 서비스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현지 고객들을 공략하기로 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에서 수소 모빌리티의 보급과 생태계 구축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0년부터 수소전기차, 수소전기버스, 수소전기트럭 등을 중동에 공급하며 친환경 에너지 모빌리티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도로·항만 등 산업 인프라 및 첨단 플랜트(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친환경 수소 에너지(현대로템) 등으로도 사업 분야가 확장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동 시장에서 차별화된 상품전략과 서비스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판매 및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전동화 모델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중동 지역에서 시장 입지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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