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림 대표 기자간담회, 탑20 글로벌 고객사 2곳 늘어 항체 시장 연10%↑, 제3바이오캠버스도 검토···"공사기간 단축"미중갈등 이후 문의 증가, CDO '빅파마-바이오텍' 투트랙 공략
5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존림 삼성바이오 대표이사 사장은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탑20개 제약사 중 16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14개 대비 2곳이 증가한 수치"라며 "이 회사들과 계속 같이 일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공장 짓는 속도도 더 빨라지고 있어 제3바이오캠퍼스 건립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총 20위 중 16곳 고객사 확보···생산시설 확장 '속도'
글로벌 영업을 총괄 중인 존림 사장은 지난 3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산업 박람회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을 찾기 위해 미국 땅을 밟았다. 미중갈등 심화로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회사는 올해 139㎡ 규모의 대형 부스를 꾸리고 공격적인 고객사 유치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는 존림 사장이 취임한 지난 2020년부터 빅파마들과 첫 계약을 체결한 이후 60만4000리터의 압도적 생산능력(CAPA)을 바탕으로 꾸준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시총 기준 상위 20위 제약사 중에선 GSK,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노바티스, 화이자 등 16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1~4공장 전체 가동을 통해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고 있지만 항체의약품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고 삼성바이오의 경쟁력도 제고하기 위해 추가 생산기지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존림 사장은 "빅파마 20곳 중 16곳을 고객사로 확보한 거면 거의 다 한 거다. 자회사와 경쟁구도에 있는 기업들을 감안하면 향후 수주 가능한 기업은 1~2개 기업 정도 남았다"며 "특히 항체의약품 시장이 매년 10% 이상 확장하고 있는 만큼 내년까지 5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제3바이오캠퍼스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18만리터 규모의 5공장은 1~4공장이 위치한 송도 1단지 대각선 방향의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에 지어지고 있다. 현재 5공장의 공정률은 64%로,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공장을 포함, 2단지에 들어설 6~8공장과 제1바이오캠퍼스를 합하면 삼성바이오의 생산능력은 총 132만4000리터가 된다.
존림 사장은 "공장 짓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예전에 35개월 걸리던 걸 24개월까지 줄였다. 작년에 수급이 많이 몰렸던 만큼 6공장도 시장의 지속적인 수요를 고려해 투자 타이밍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CDMO 시장에도 본격 대응에 나선다. ADC 공장은 500리터 접합 반응기와 정제 1개 라인이 구축된다. 존림 사장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 받고 있는 ADC CDMO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내 ADC 시설을 완공하고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현재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빅파마를 포함한 여러 고객사들과 ADC 제품 수주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생물보안법 대응 준비···"문의 2배 늘어"
존림 사장은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에 대응하기 위해 위탁개발(CDO) 사업에도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바이오기업들의 미국 내 거래 제한을 주요 골자로 한다. 글로벌 CDMO 기업인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도 미국 시장에서 퇴출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우시는 초기 CDO에서 시작해 위탁생산(CMO)로 사업을 확장했다면 삼성바이오는 CMO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2018년부터 CDO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바이오가 CDO 역량까지 갖춘다면 우시바이오의 물량이 회사측으로 넘어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 물량이 상업적 생산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CMO로 연결될 경우 삼성바이오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존림 사장은 "생물보안법의 영향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시회·학회, 웨비나 참석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최근 고객사들로부터 수주 관련 문의가 2배 이상 늘었다"며 "미중갈등은 앞으로도 지속될 거다. 우리에겐 좋다. 계속 CDO를 홍보하고 인력을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회사는 바이오USA 행사 첫날인 3일 신규 CDO 플랫폼 '에스-텐시파이'와 '셀렉테일러' 서비스를 론칭하고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신기술인 '에스-텐시파이'는 첨단 배양기술을 적용해 고농도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지원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특징이 있다.
'셀렉테일러'는 고객사만의 물질 특성 및 개발 전략을 바탕으로 최적화된 맞춤형 개발 맞춤형 CMC(Chemistry, Manufacturing, Control) 패키지를 제공한다.
삼성바이오의 CDO 사업은 빅파마와 바이오텍 대상의 투트랙 전략으로 진행될 방침이다. 초기 CDO는 바이오텍들의 수요가 높지만 자금 상황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빅파마들에게 인수합병(M&A)되는 경우가 많아 추후 CMO 사업으로 연결될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또 현재 대부분의 삼성바이오 고객사가 빅파마에 집중된 만큼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고객사를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CDMO 생산기지 건립은 당분간 국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췄다.
존림 사장은 "우리는 애국자다. 어느 정도 제한은 있겠으나 한국에 공장을 짓는게 훨씬 효율적이다. 우리가 스케일이 되기 때문에 아무 곳이나 가서 새로 시작하기 쉽지 않다"며 "우리가 공장을 빨리 지을 수 있는 건 인력 등 삼성의 경쟁력 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그렇게 못 짓는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 공장 인수를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2~3개 있다. 그 공장들은 제약회사 중심으로 만든 거라 바이오의약품 CDMO에 적합하지 않은 면이 있다. 또 노후화한 곳이 많아 이를 인수해서 리모델링하는 비용이 새로 짓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며 "아직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게 훨씬 더 저렴하고 효율성도 높다"고 부연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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