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 400%↑···"자구 노력만으로 해결 못해""이자만 하루 47억원, 국민 부담 전가될수도"산업부 "요금 인상의 적절한 시점 찾고 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5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누적된 미수금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가스공사는 현재 약 15조원에 달하는 미수금으로 재무 구조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 가스 요금 정상화를 통해 미수금을 조속히 회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가스공사는 올해 1분기 견조한 실적을 냈지만 수조원에 달하는 미수금을 해소하기엔 부족한 만큼, 향후 하반기 요금 인상설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가스公 1분기 실적 '안정적'···미수금은 여전히 '골칫거리'
가스공사는 요금 동결 장기화에도 올 1분기 실적에서 안정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일회성 비용 축소와 미수금으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 등의 영향 탓이다. 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수금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은 상황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12조8106억원, 921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6.6% 상승하며 견조한 실적을 냈다.
가스공사의 호실적은 원료비 정산 손실 회복과 일회성 비용 해소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조원 넘게 축적된 미수금과 그에 따른 이자 수익 규모 증가도 실적 개선을 지지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개선에도 가스공사는 막대한 미수금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장기간 동안 가스를 원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한 탓에 매년 미수금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서 가스공사의 재무 구조가 악화하고 있어서다.
실제 가스공사 미수금 규모는 매해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2조9299억원이었던 도시가스용·발전용 총 미수금은 2022년 12조207억원까지 불었고, 지난해에는15조7659억원까지 증가했다. 미수금은 2년 새 무려 약 430% 늘어났다.
그에 따라 가스공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에서 적자 고배를 마셨다. 도시가스 요금 지원액 확대와 높은 국제 LNG 가격 대비 국내의 낮은 요금 인상이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미수금은 가스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가스를 공급한 뒤 발생하는 원가와 공급가의 차액이다. 쉽게 말하자면 받지 못한 돈, 즉 외상값을 말한다. 가령 일정 수준량의 가스를 50만원에 사서 45만원에 팔면, 차액인 5만원은 미수금으로 기록된다.
미수금은 장부상으로는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적자나 다름없다. 특히나 가스공사 미수금이 15조원에 육박하면서 그에 대한 하루 평균 이자도 증가하고 있어 부담은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최인혜 사장은 "낮은 원가 보상률로 인해 현재 차입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지만, 차입에 따른 이자 비용만 하루 47억원에 달한다"라며 "이자 비용 증가는 다시 요금 상승 요인이 되면서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가스 요금 불가피" 한목소리···재정난 해소 시급
가스공사가 누적된 미수금으로 재무 구조 위기에 마주한 만큼, 향후 가스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가스공사는 여전히 원가 약 80% 수준의 가스만 공급하고 있음은 물론, 지난해 5월 이후 가스 요금은 줄곧 동결됐다. 이같은 기조가 유지되면 향후 미수금은 끝없이 불어날 전망이라, 가스공사는 올 하반기 가스 요금 정상화에 한목소리로 촉구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가스공사가 미수금 해결에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가스공사는 ▲자산 매각 및 투자 사업 조정 ▲운영비 절감 ▲유동성 추가 확보 ▲해외 사업 수익 창출 등 노력을 통해 미수금 해결에 적극 나서왔다. 그럼에도, 자구 노력만으로는 재무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 1년 동안 동결되다가 올해 5월 인상이 유력했지만, 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다시 한번 동결됐다. 이에 도시가스 소비 비수기인 7월에 요금이 인상될 거란 전망이 다시금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도 가스공사의 재무 위기 상황을 고려, 요금 인상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가스 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물가가 오르는 상황이라 부담이 크다"라며 "상황을 주시하며 요금 인상의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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