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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고객 전면에 내세운 실용주의 리더십···LG 체질 확 바꿨다

산업 재계 구광모 6년의 진화

고객 전면에 내세운 실용주의 리더십···LG 체질 확 바꿨다

등록 2024.06.20 07:30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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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전후 자산총액·매출 등 외형 성장임원 세미나 폐지 등 조직문화도 탈바꿈'선택과 집중'···미래 기술·성장 분야 육성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이달 29일 취임 6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구 회장이 국내외 구성원들에게 올해 신년사를 담아 보낸 디지털 영상이다. 사진=LG 제공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이달 29일 취임 6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구 회장이 국내외 구성원들에게 올해 신년사를 담아 보낸 디지털 영상이다. 사진=LG 제공

LG그룹 재계 순위 4위, 자산 총액 2017년 112조3179억원→2023년 171조2436억원, 매출 2017년 114조6102억원→2023년 140조5287억원

CEO는 숫자로 얘기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018년 6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보여준 지난 6년간 그의 성적표다.

19일 공정거래위윈회 기업포털에 따르면 LG그룹의 자산총액과 매출액은 구 회장 취임 전인 2017년과 지난 2023년 비교 시 각각 53.5%, 22.6%씩 성장했다.

같은 기간 계열사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LG그룹의 2017년 계열사 수는 68개였고 지난해 63개로 줄었다. 지난 2022년에는 공정위로부터 LG그룹과 LX그룹의 계열분리를 승인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덩치는 오히려 더 커졌다.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실용주의 경영'에 가깝다. 불필요한 격식이나 절차 등 허례허식에 얽매이기 보다 실리에 더 무게감을 두는 모습이다. 실제 구 회장 취임 전후로 조직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일례로 LG그룹은 분기마다 회장, 계열사 대표이사, 임원 등 수백여명이 참석해 진행해왔던 정기 임원 세미나를 없앴다. 대신 회의 주제에 따라 참여 인원을 50명 미만의 인원만 참가, 온라인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회의 방식도 보고하던 형식에서 의논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구 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서 자신을 돋보이기 보다 계열사 CEO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스타일이다. 전자는 조주완 사장, 배터리는 김동명 사장, 디스플레이는 정동철 사장 등 전문경영인들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순간이 있다. 바로 '고객'이다. 구 회장이 취임한 이래 매해 신년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취임 이듬해 열린 2019년 'LG 새해 모임'에서 구 회장은 약 10분간의 스피치 동안 '고객'이라는 단어를 30번 가량 언급했을 정도다. 올해 신년사 화두도 '차별적 고객가치'였다.

LG는 2022년부터 신년사를 연초가 아닌 연말에 배포하고 있다. 이는 구성원들이 한해를 차분히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으로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임원 등 별도로 모일 필요 없이 디지털 시무식으로 진행한다.

"고객을 LG팬으로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던 구 회장 역시 LG의 '찐팬(진짜 팬)'이다. 각종 외부행사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는 구 회장이지만 LG트윈스 구단자이자 야구팬으로서의 애정은 스스럼 없이 드러냈다. 구 회장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기간 잠실야구장에서 직접 경기를 관람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회장직에 오르기 전까지 종종 야구장을 방문했지만 회장직에 오르고 난후 야구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한 LG트윈스 선수들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 회식에 참석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그의 실용주의 경영은 조직 경영 측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구 회장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체질 개선에 힘썼다. 지지부진했던 LG전자의 모바일, 태양광 사업 등을 접고 전장, 배터리 등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또한 미래에 투자하기로 했다. 올 3월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 자리를 통해 향후 5년간 약 1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LG의 글로벌 총 투자 규모의 65%에 달하는 수준으로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 등 미래 기술과 성장 분야를 육성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구 회장은 당시 서면을 통해 "LG는 저성장과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기 극복을 넘어, 그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미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 갈 것"이라며 "이를 위한 해법은 대체 불가능한 LG만의 가치를 제공하는데 달려 있다는 믿음으로, 올 한해 '차별적 고객 가치'와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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