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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결국엔 수소가 답"···K-조선, '액화수소운반선' 잰걸음

산업 중공업·방산

"결국엔 수소가 답"···K-조선, '액화수소운반선' 잰걸음

등록 2024.07.04 06:35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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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K-조선 미래 기술 R&D에 2조원 투입수소 운송 시장, 2050년 787조원 규모 전망"주목받는 수소 운반 기술 선도 위해 노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무탄소를 향한 선박 기술이 진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이 친환경선 시장에서의 몸집을 불리자, 경쟁사로부터 시장 우위를 뺏기지 않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여기 정부의 기술 지원·투자까지 합세하며 업계의 시장 선점 노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조선산업 중장기 기술 개발 청사진을 담은 'K-조선 초격차 비전 2040'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10대 핵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민간과 2조원 이상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 프로젝트에는 액화수소운반선 개발도 포함됐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액화수소화물창 및 밸브·배관기자재 등 핵심 기자재 개발·국산화를 위해 실증 사업을 진행한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조선업계의 액화수소운반선 상용화를 향한 발걸음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를 영하 253℃에서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든 수소를 말한다. 이는 수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 중 하나로도 꼽힌다. 특히 액화수소는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보다 약 100℃ 정도 낮춘 극저온 상태에서 냉각해야 한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으로 알려진다.

국내 조선업계는 글로벌 수소 시장 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액화수소운반선과 관련된 기술적 토대를 다지고 있다. 우선, 지난 5월 HD현대 계열사인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Shell)과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을 위한 기술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며, 액화수소 관련 기술 개발에 본격 추진을 알렸다.

협약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개발한 독자 기술을 통해 대형 액화수소탱크와 수소화물운영 시스템 등 핵심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HD현대중공업은 수소엔진 개발과 액화수소운반선 설계를 도맡는다.

삼성중공업은 일찌감치 수소 시장 선점을 위한 밑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대형 액화수소운반선의 액화수소가 보관되는 공간인 '액화수소 화물창(저장탱크)' 기술을 개발해 시장 주도권 확보에 일찍이 나섰다.

여기에 이달부터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한화오션)와 철강2사(포스코·현대제철)가 손을 잡고 저장탱크 연구·개발에 힘을 더한다. 초극저온에서 선박 재료의 충격 인성(견디는 성질)이 상온보다 낮아지는 만큼, 다양한 재료의 물성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업계는 공동 연구를 통해 한국이 차세대 수소운반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술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가 액화수소 시장 선점에 힘 쏟는 것은 밝은 성장 가능성에서다. 조선해양 분야 관련 전문 연구위원은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압박이 가속할 전망으로, 에너지원은 결국 무탄소로 갈 수밖에 없다"라며 "수소 운반선은 기존 선박의 취약점을 일부 보완·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친환경선 시장에서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우위를 지키기 위한 업계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실제 지난 1분기 국내 조선업계 친환경선 시장 점유율은 40.6%로, 같은 기간 중국 점유율 49.2%보다 뒤처졌다. 이에 업계는 향후 미래 먹거리에 대한 연구·개발 속도를 한층 높여, 빠르게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수소 운송 시장은 2050년 약 5660억달러(약 787조)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조선업계의 수소 기술 관련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액화수소운반선은 초기 연구단계로, 국내 기업들이 국내 기관뿐만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기업 및 기관들과도 협력하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저장·운송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소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액화수소 운반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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