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신 DL이앤씨 주택본부장, 계열사 DL건설 대표이사 겸직키로이앤씨-건설, 합병설도 솔솔···업계 "인건비 차이 탓에 가능성 낮아"주택브랜드 공유 DL이앤씨-DL건설, 수주전략 같이 짜고 협력할 듯
DL그룹에 따르면, DL건설은 7월1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로 박상신 전 진흥기업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박상신 대표는 DL건설의 모회사인 DL이앤씨의 주택본부장을 겸직한다. 오는 8월14일 주주총회를 통해 DL이앤씨 사내이사로도 선임될 예정이다.
박상신 대표는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와 고려개발을 거쳐 DL이앤씨에서 대표이사까지 역임한 정통 DL맨이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로 입사해 2008년 상무, 2014년 전무로 승진했다. 이후 2016년 9월 고려개발 대표이사, 2017년 8월 대림산업 건축사업본부장, 2018년 대림산업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냈다.
박상신 대표의 취임으로 일각에선 DL이앤씨와 DL건설의 합병설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0월 DL건설의 완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를 모두 거친 박상신 대표가 DL이앤씨의 주택본부와 DL건설을 같이 맡게 되면서 합병설이 돌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선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두 회사는 주력 분야가 다른데다 공사비 단가 차이가 상당한 편이다. 서로 공사비 단가가 달라 수행하는 프로젝트의 성질이나 규모를 다르게 해 독자적인 수익모델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를 억지로 합쳐봤자 영업적으로 불리함만 커지게 된다는 것.
공사비 단가 차이의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DL이앤씨의 평균 연봉은 약 9000만원으로 DL건설 7900만원보다 1100만원 높다. 이 때문에 두 업체가 공사비를 산출할 땐 간접비에서부터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가능성이 높은 것은 주택사업의 분업화다. 지금까지 독자적인 수주전략과 사업을 영위해 온 두 업체가 앞으로는 공동의 기준을 가지고 먹거리 나누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
특히 하이앤드 브랜드 '아크로'와 주거브랜드 'e편한세상'을 각각 나눠서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하이앤드 브랜드 '아크로'는 DL이앤씨에서 도맡고, e편한세상은 DL건설이 맡는 식이다. 최근 아크로는 강남권이나 매머드급 대단지에 적용하고, e편한세상은 중소규모 단지에 도입하고 있어, 두 업체 간 분업화의 명분도 충분하다.
실제로 DL이앤씨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공급하던 '아크로' 브랜드를 주변 지역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2021년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에 아크로를 공급했고, 2022년엔 경기도 안양 호계온천주변지구에 '아크로 베스티뉴'를 적용했다.
DL건설은 중소규모 단지나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e편한세상을 공급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지를 묶어서 개발하는 '모아타운'도 주력 사업으로 꼽힌다. 시공사를 선정한 5개 모아주택 중 4곳을 수주할 정도로 기세도 좋다.
DL이앤씨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DL건설과 수주전이 벌어지면 상대편이 DL이앤씨가 아닌 자회사라는 점을 공격하는 일이 자주 있다"면서 "DL이앤씨의 주택분야 수장과 DL건설의 수장이 같아졌기 때문에 주택분야에 한해서는 하나의 브랜드와 조직이라는 대외적 인식제고가 이뤄져 영업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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